(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사퇴했다. 지난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사고에 이어 7개월 만에 발생한 지난 11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단했다. 정 회장은 화정 아이파크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있다면 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HDC현산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광주 사고 책임을 통감하며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HDC 회장직은 유지한다. HDC는 현산 지분 40%를 지닌 최대주주다. HDC 최대주주는 정몽규 회장(33.68%)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책임 회피성 사퇴가 아니라며 "대주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지주사 회장직 등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현산은 광주시를 비롯해 관련 정부 기관과 협력해 사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고 피해자 가족분들께도 피해 보상은 물론 입주 예정자와 이해관계자 피해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화정 아이파크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안전 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 후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산은 환골탈태해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전국 아이파크 입주 고객이 평생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 품질 보증 법적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산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노력과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