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한 일식당은 지난해 12월 중순에 일찌감치 1월 예약분을 모두 마감했다. 해당 일식당은 최근 유행하는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으로 코로나19 이후 장사가 더욱 잘되고 있는 편이다. 일식집 직원은 "보통 주말은 두 달을 앞두고 모두 마감한다"며 "평일 점심조차 3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금 시행되고 있지만 고급 식당은 대목을 누리고 있다. 그와 반대로 일반 식당들은 코로나19 타격을 받고 있어 소비 양극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4일 SK텔레콤이 발표한 '2021년 대한민국 100대 상권'에 따르면 고급 식당이 몰린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상권이 올해 하루 평균 136억원 매출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실제 압구정 근처에 몰려있는 미슐랭 선정 고급 식당들은 모두 인산 인해다. 고급 한식당으로 유명한 A 식당은 다음주 목요일 한 테이블을 제외하곤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황이다. 해당 음식점은 저녁 식사가 24만원이며 노쇼를 막기 위해 점심 5만원, 저녁 10만원의 예약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급 식당을 주로 예약하는 어플리케이션 상황도 비슷하다.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인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이날 압구정 인근 레스토랑의 만석 사례는 빈번했다. 청담동에 위치한 한우 전문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영업을 오래 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손님은 많다"면서 "다른 가게들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주말 점심 기준 1인 가격이 10만원대 중후반인 고급 호텔 뷔페들도 예약 문의가 급증했다. 서울 주요 호텔 뷔페 예약률은 90~100%에 달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단체 손님은 모두 예약이 취소됐으나 룸을 제외하곤 다른 손님들로 다시 꽉 찼다"고 전했다.
최근들어 고급 식당을 주로 다니는 이모씨(34)는 "저녁 약속이 줄어든 만큼 기왕 한번 갈때 좋은 곳을 가자는 분위기가 주변에 생겼다"며 "친구들끼리 돌아가며 '오마카세'를 예약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에 아껴둔 국민지원금을 인당 12만원짜리 스시 오마카세에 쓰기도 했다.
연일 문정성시를 이루는 고급 식당과 달리 일반 식당은 냉기가 가득하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강모씨(44)는 "호프집 특성상 단체손님이 오래 앉아있는게 매출에 가장 유리한 구조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둘다 사라졌다"며 "정부에서 손실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한 달치 매출조차 메꾸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꼬치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2) 역시 "정부의 '위드코로나' 대책 이후 아르바이트생을 뽑았다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가 막급하다"며 "월세만도 못버는 날이 부지기수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