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원 가야해서..." 소아당뇨 10대 소녀, 고민 끝에 백신 맞았는데 11일만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 올라와
정부, 지자체 모두 백신 접종 후 딸 방치
청원인 "딸 웃는 모습 다시 보고 싶어"

2021.12.27 06:46  
[파이낸셜뉴스]


소아 당뇨를 앓아 온 중학생 딸을 학원에 보내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시켰다가 딸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청원인은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분위기 때문에 딸이 이런 상황을 겪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정부는 내년 2월부터 학원 등을 이용하는 청소년도 백신 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오늘 2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보면 '코로나 1차 접종 후 뇌사상태에 빠진 제 딸을 살려주세요'라는 청원글이 눈에 띈다.

경남 창원에 살고 있다는 청원인의 중학교 3학년 딸은 지난달 30일 마산의 병원에서 화이자 1차를 맞았다. 청원인은 자신의 딸이 소아 1형 당뇨를 10여년 간 앓고 있어 '기저 질환자'에 해당했지만 딸을 학원에 보내기 위해 고민 끝에 백신을 맞혔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11월 29일 부산 병원 정기 검진 때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간 수치, 혈당, 케토산증 등 여러 가지 검사결과가 좋으니 백신을 맞아도 좋다고 하셨고고민 끝에 다음 날 화이자 1차 접종을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에 따르면 접종 직후 약 이틀간 청원인의 딸은 메스꺼움을 동반한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였지만 이달 3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생활했다.

문제는 접종 11일 후부터 시작됐다. 구토와 설사가 심해졌고 청원인이 딸을 데리고 인근 내과에 방문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청원인의 딸은 의식까지 잃었다. 구급차로 부산의 한 병원에 후송됐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현재 청원인의 딸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숨쉬고 있다.

청원인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하고 바이러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계속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폐에도 물이 차올라 치료 중이다"고 했다. 이어 "아이의 뇌는 정지됐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기저질환이 있어 불안했지만 백신을 접종해야 사회생활이 가능하니 국가와 의사를 믿고 시키는 대로 했다"며 병원과 지자체가 모두 자신의 딸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발 아이를 살려 달라. 아이가 장기가 다 망가져 가고 힘겹게 버티고 있다. 딸 아이의 예전 웃음 띤 얼굴을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