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스크입니다만?" 38세 美남성이 '女속옷' 얼굴에 쓰고 비행기 탄 이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
"비행기 승객은 얼굴 양옆까지 다 가려야"

2021.12.20 05:04  

[파이낸셜뉴스] 앞뒤가 다른 방역 지침을 꼬집은 행위 예술가일까, 이상한 행동으로 주변인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관종(관심종자)'일까. 미국에서 마스크 대신 여성 속옷을 얼굴에 쓴 남성이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코럴에 사는 애덤 젠(38)은 지난 15일 포트 로더데일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젠은 마스크 대신 빨간색 여성 속옷을 귀에 걸고 헐겁게 코와 입을 막은 상태로 앉아 있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지침에 따라 비행기 내에서 승객들은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고 얼굴 양옆을 다 가릴만한 크기의 마스크를 빈틈이 생기지 않게 착용해야 한다.

이륙 전 승객들을 살피던 승무원이 젠의 황당한 행색을 발견하고는 비행기에서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젠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고, 이후 유나이티드항공으로부터 승객사고검토위원회가 해당 사례를 검토할 때까지 자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젠이 승무원과 논쟁을 벌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상황은 동영상에 담겨 공개됐는데, 이는 젠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그의 여자친구가 촬영한 것이었다.

젠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몇몇 승객들은 젠의 주장에 동의를 표하며 연대의 표시로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기내에서 승객들에게 먹고 마실 수 있도록 해놓고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통해 “승객이 연방 마스크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면서 “우리 팀은 이륙 전 지상에서 문제를 해결,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