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9010→9011'... '허경영 전화' 차단했더니 번호 바꿔 주말 강타

2021.12.13 11:23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허경영 전화'가 이번에는 전화번호를 '9011'로 변경해 주말 무작위로 발송됐다.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측은 지난 11월 초부터 전 국민에게 무작위로 대선 투표 독려 전화를 걸고 있다.

전화를 받으면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코로나로 얼마나 힘드십니까. 대한민국 미래를 바꾸기 위한 첫걸음은 용기 있는 투표입니다. 허경영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10여초 음성이 들리고 전화가 끊긴다. 사전 허 후보가 녹음한 음성이다.

이 같은 전화가 발송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SNS)에는 인증 사례가 잇따르면서 일명 '허경영 전화'가 실시간 키워드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충북에서도 지난달 초부터 이 같은 전화를 많게는 5번씩 받은 주민도 있다.

허경영 전화를 받은 당사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신선하다. 역시 허경영이다. 재밌다. 핵인싸들만 받는 전화다" 등의 호기심 섞인 반응이 있는 반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바쁜 와중에 장난하는 것 아니냐. 이런 것도 엄연히 공해다"라는 불쾌감도 드러냈다.

탐탁지 않은 주민들은 바로 '02-780-9010'으로 걸려온 허경영 전화를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스팸 처리해 차단했다.

그러자 허 후보 측에서는 이번에는 전화번호를 '02-780-9011'로 변경해 주말 동안 전화를 돌렸다.

청주에서는 직장인 A씨의 가족도 지난 12일 오후 20분 간격으로 본인, 아내, 자녀까지 같은 허경영 전화를 받고 황당해했다.

A씨는 "초등학생 자녀까지 무차별로 전화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 아니냐"며 "개인정보 유출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가혁명당 공보실장은 "방송 토론회에 불참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돼 이 같은 행태를 국민혁명으로 바꿔보자는 취지로 전화를 걸고 있다"며 "한 번 할 때마다 5000만건 전화를 걸고 있다. 용역업체에 의뢰해 불법 개인정보 수집은 절대 아니다"고 했다.

허경영 전화는 선거법상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이 아닌 단순 투표 참여를 건의하는 내용으로 위법은 아니라고 충북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