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한국에서도 확산하고 일일 확진자가 7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급속한 확진세가 이어지자 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치며 다시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28)는 8일 "직장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예전처럼 직장을 폐쇄하지 않는다"며 "위드코로나 때문인지 확진자가 발생해도 창문만 열었다 닫을 정도로 둔감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 책임은 개인한테만 부과돼 불안감만 더해지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장모씨는 "계속 확진자가 늘어 다시 예전처럼 강하게 영업 제한을 할까 봐 걱정된다"며 "위드코로나를 한다고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모두를 풀었는데 이게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영업시간은 그대로 두고 인원만 조금 제한한다든지 했어야 했다"며 "더 늦기 전에 적절한 방역 조치로 확산세를 늦추는 것이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계속해서 장사할 수 있게 돕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1)는 "기관이다 보니 직장에서 백신 접종 독려는 물론 의무적으로 주 1회 PCR검사를 실시한다"면서도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여전히 사람들이 북적이는데 그런 곳이 진짜 위험한 거 같다. 확산을 막기 위해 기업에선 재택근무와 순환제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금의 확진세를 잡기 위해선 방역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 월요일부터 거리두기를 약간 강화했는데 이것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지난 금요일 발표 때 2주 안에 거리두기 강화를 다시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 2주도 안 걸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는 혼자 떠돌아다닐 수 없어 기본적으로 사람 간 이동으로 전파된다"며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 그 이상의 거리두기, 지금까지 한 번도 못 했던 거리두기를 하지 않으면 확산세를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은 분명 효과가 있지만 백신만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걸 막을 순 없다"며 "정부가 이전처럼 그냥 회귀하거나 지금을 유지한다고 하면 금세 확진자 1만명을 돌파하고 무고한 사망자도 하루 100명씩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감염학과 교수도 "단계적 일상 회복의 전제는 위중증과 치명률 중심으로 관리하자는 것이었는데 지금의 상황은 확진자 수는 물론 위중증과 치명률 관리도 안 되고 있다"며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에선 방역 강화로 그 속도를 늦추는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오늘 발표한 재택 치료 확대로는 지금의 위중증 환자를 줄이기 어렵다"며 "병상과 인력을 늘리고 비효율적인 중환자 진료체계를 손보는 등 의료체계 개선이라는 근본 대책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방역 강화 조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