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봉주르 라이프'는 다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희소병인 근육긴장 이상증을 앓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2년 만에 마라톤에 참가했다.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봉주는 전날(28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1.2km를 뛰고 걸었다.
사전 신청한 195명의 페이스메이커가 10개 조로 4km씩 모두 40km를 달렸고, 이봉주가 막판 400m 트랙을 세 바퀴 돌았다.
이봉주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근육긴장 이상증'이 발병한 지난해 1월 이후 2년 만에 이렇게 긴 거리를 달렸다"며 "오늘은 이봉주가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오랜만에 긴 거리를 달리니, 허리와 골반 등에 통증을 느꼈다. 그래도 세 바퀴 만은 완주하고 싶었다"며 "함께 뛰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내년에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뛸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년에는 내가 여러분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2000년 일본 도쿄 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7분20초로 한국 기록을 작성하며 '국민 마라토너'로 불렸다. 당시 기록이 지금도 한국 최고 기록이다. 이봉주는 현역 생활 중 총 41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근육긴장이상증'을 앓기 시작했다. 복근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근육이 앞으로 잡아 당겨져 허리와 목을 구부리고 다니는 고통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일상 생활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허리를 숙인 채 걷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