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연말연시 늘어난 술자리로 음주를 계속할 경우 간 질환을 앓기 쉽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단계적 일상획복이 시행되면서 지난해 거의 찾아볼 수 없던 술자리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7일 "알코올은 만성 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만성 B형 간염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음주 초기에는 혈액 검사상 간 수치가 올라가고, 초음파상 지방간이 보이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음주를 지속하면 간의 섬유화를 유발하고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암의 잘 알려진 위험요인이다. 간 경변까지 진행되지 않아도 알코올성 간염이나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질환 역시 치명적이거나 많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지방간 정도의 이상 소견을 보일 때부터 미리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칼로리 안주, 오히려 지방간 위험↑
불가피한 술자리라면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고 야채나 과일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또 음주와 함께 안주로 고칼로리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지방간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숙취에 좋다는 음식들은 간에 정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음주 이후에 느끼는 증상들을 심리적으로 완화해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고 불편한 사람은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떨어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무릅쓰고 음주를 지속하면 간 손상 위험이 있다. 과한 음주로 간 손상이 심해지면 주량이 감소할 수 있는데,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늦기 전에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술 하루 2잔 이하 마셔야…적은 양도 자주 마시면 간손상 유발
질병관리청 '국민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회평균 음주량이 남자의 경우 7잔(여자의 경우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음주율은 14.7%다.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번의 술자리에서 7잔 또는 맥주 5캔(여자의 경우 5잔 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월간 폭음률은 38.9%로 나타났다.
한잔 정도의 양인 맥주 300cc와 와인 100cc 그리고 소주 63cc에 포함된 알코올양은 비슷하다. 따라서 술 종류에 관계없이 남성은 하루 4잔, 여자는 2잔 이상의 음주는 간에 부담을 주기 쉽다.
신 교수는 "음주하다 보면 남녀의 차이도 있고 항상 가능하지는 않지만, 주류 별로 해당 잔으로 하루 2잔 이하만 마시는 것이 안전한 음주다. 또 적은 양을 지속해서 마시는 것도 같은 양을 한 번에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음주 횟수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간수치 정상이라도 지방간 있는 경우 많아
오랜 기간 자주 술을 마셨다면 거의 예외 없이 간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 맞다. 흔히 말하는 '간수치'는 AST, ALT 및 감마GTP 수치로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간수치가 정상인 경우에도 지방간이 있는 경우도 많아 임의로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
혈액검사를 부분적으로 했다면 정확한 간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 검사를 해도 모르다가 뒤늦게 간 질환이 있음을 아는 경우도 많다.
신 교수는 "연말과 같이 음주 기회가 많은 시기에는 불가피한 술자리 외에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의 간이 건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