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은행을 턴 뒤 달아났던 범인의 신원이 52년만에 확인됐다. 미제사건으로 덮일 뻔했던 이 사건은 범인의 신문 부고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CNN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은 1969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은행에 근무하며 21만 5000달러, 현재 가치로 약 170만달러(약 20억원)를 훔치고 달아난 강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범행 당시 20살의 시오도어 존 콘래드는 1969년 7월 11일 자신이 근무하던 소사이어티 내셔널 뱅크의 금고에서 현금을 종이봉투에 넣은 뒤 유유히 빠져나왔다. 은행은 콘래드가 출근하지 않은 사흘 뒤에서야 현금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사관들은 콘래드를 검거하기 위해 수십년간 하와이,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을 돌며 그의 행적을 좇았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해당 사건은 미제 사건과 지명수배범을 다루는 미국 TV쇼에도 소개됐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콘래드는 범행 1년 전인 1968년 제작된 스티브 맥퀸의 범죄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서 영감을 얻었다. 콘래드는 영화를 6번 본 뒤 자신의 범행 계획에 대해 지인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은 콘래드가 1970년부터 토머스 랜들이라는 이름으로 보스턴에서 살다가 지난 5월 매사추세츠주 린필드에서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폐암이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제 사건으로 덮일 뻔하던 사건은 랜들의 부고 기사가 실마리를 제공했다. 랜들과 콘래드의 출생년도는 달랐지만 날짜는 같았다.
또 콘래드의 대학 지원서 서명과 2014년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출한 랜들의 파산신청서 서명도 비슷했다고 전해졌다.
범인을 특정한 피터 엘리엇 북부 오하이오주 연방수사관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사건을 추적해온 아버지를 회상하며 "아버지가 수십년간 조사하던 미스터리가 드디어 해결돼 더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