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조심스럽게 ‘위드코로나’를 실시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세계 보건 관리들의 부러움과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르투갈에서 축구 경기장이 관중들로 다시 차는 등 “코로나19 엔데믹이 찾아왔다”며 높은 접종률을 통해 ‘위드코로나’를 실시하려는 다른 국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데믹은 팬데믹(대유행)이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세계적 팬데믹이나 에피데믹(유행병)보다 완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올해초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전하던 포르투갈이 이처럼 일상으로 점차 돌아오고 있는 것은 높은 접종률 때문이다.
포르투갈 정부에 따르면 전 주민의 89%가 최소 백신 1회 접종을 받았다. 50세 이상의 경우 1회 접종률이 100%에 가까우며 25~49세와 12~17%도 각각 95%, 88%로 높다.
반면 영국 통계기관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1차 접종률은 73%, 미국은 65%로 낮다. 가장 높은 국가는 96%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증가에 힙입어 확산세도 감소하고 1일 평균 사망자는 1월의 약 300명에서 지난달에는 6명으로 급감했으며 하루 확진자 또한 같은 기간 1만3000명에서 현재 750명대로 떨어졌다.
지난 7월부터 모든 제한을 완전히 푼 영국과는 달리 포르투갈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의 방역 수칙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행사장을 입장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관련 증명을 보여줘야 하며 대중교통 시설과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여전히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식당과 상점, 술집 종업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민들도 어렵게 되찾은 일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방심하지 않고 개인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방역은 거의 모든 제한을 폐지했다가 재유행과 사망자 증가를 겪고 있는 영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 영국은 부스터샷 증가로 재확산 대처
영국에서는 지난 13일부터 하루 확진자가 4만명대로 증가했으며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마스크 의무 착용과 재택 근무를 포함한 ‘플랜 B’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리시 수나크 영국 재무장관은 현재의 통계를 볼 때 아직 플랜 B를 도입할 정도는 아니며 대신 부스터샷 접종 확대로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뉴스 방송은 지난 23일에만 부스터샷 32만5000여회를 비롯해 지난 72시간동안 80만회가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구의 82.6%가 2차 접종까지 마친 싱가포르는 지난 8월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해왔으며 5일부터 하루 확진자가 3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확진의 98%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경우며 28일동안 사망률이 0.1%로 낮다.
일부에서는 싱가포르의 확진자가 높게 나오는 것이 검사 회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1인당 평균 검사 3.3회를 받은 반면 미국은 1.7회로 나타났다.
따라서 싱가포르 야당인 민주당은 무증상 시민에 대한 검사를 중단하고 뚜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집중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달 27일 집합 인원 규모를 5명에서 다시 2명으로 줄이도록 조치했음에도 ‘위드 코로나’ 체제로 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