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형사님, 아들놈 만나면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꼭 자수시키겠습니다."
의정부교도소에서 입감 전 검찰 수사관을 뿌리치고 달아났던 20대 도주범이 달아난지 29시간 만에 자수한 데는 아버지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
경찰도 사전에 A씨(25)의 아버지 B씨와 의견을 주고받은 뒤 아들이 찾아오면 자수하라고 설득할 것을 당부해뒀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33분께 의정부교도소 정문 앞에서 입감 전 코로나19 검사를 하려고 대기하던 틈을 타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난 뒤 26일 오후 8시20분께 하남경찰서에 자수했다.
A씨는 도주 당시 수갑을 찬 상태였으나 수사관들이 잡지 못했다.
수사관들을 따돌린 A씨는 인근 의정부시 고산택지개발지구 일대로 몸을 숨긴 뒤 오른손을 억지로 빼냈고 공사 현장 컨테이너에 있던 쇠붙이로 수갑을 파손했다.
이어 A씨는 택시를 타고 동두천시로 이동, 며칠 전 자신이 지인의 집 근처에 두고 온 전동자전거를 타고 다시 강변 자전거도로 등을 통해 서울로 이동했다.
그러는 동안 검찰과 경찰은 수색인원 150명을 투입해 의정부교도소 주변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A씨는 아버지에게 연락해 '춥고 배고프다'면서 서울 천호동에서 만났다. 아버지는 A씨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주고, 차에 태워 주거지가 있는 하남경찰서로 데려가 자수시켰다.
A씨는 택배기사, 일용직 등을 전전하다가 절도 혐의로 지난해 11월 의정부지법에 기소됐으며, 지난 7월이 1심 선고 재판이었는데 불출석했다. 이어 8월과 9월에 잇따라 불출석했고 구속영장이 발부돼 체포된 뒤 도주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도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