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일 된 아픈 아들을 병원에 버리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2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8)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9월 27일 호흡곤란으로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생후 2일된 아들을 버리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사기 등 혐의로 수사기관의 추적과 함께 대출금 등으로 채무 변제 독촉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여자친구인 B씨(34)와 모텔과 월세방을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이어나갔고, 이 과정에서 B씨는 피해자를 출산했다.
A씨는 아들이 자가 호흡을 하지 못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자 수사기관이 자신을 추적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생후 2일된 아들을 병원 응급실에 입원시킨 뒤 B씨와 함께 도주했다.
아픈 아들을 두고 달아난 이들은 올해 초 수사기관에 의해 붙잡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A씨가 반성하고 동종전과가 없는 점, 생후 2일 된 피해 아동이 친누나에 의해 보살핌을 받고 있는 점, 아동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는 등의 중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추적 등을 피하기 위해 피고인들은 생후 2일 된 피해 아동을 그대로 병원에 유기한 채 잠적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