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어린 시절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그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면 된다. 그러나 테러단체에 가입해 시민권까지 박탈 당한 상황이라면 국제사회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10대 시절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가 영국 시민권을 박탈 당한 여성이 용서를 구하며 고국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재차 간청했다.
샤미마 베굼(22)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대중들에게 사죄한다. 나는 매우 어렸을 때 실수를 저질렀다"며 "많은 젊은이가 삶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혼란에 빠지곤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촌에 머물고 있는 베굼은 팔과 목이 드러나는 민소매티를 입고 야구모자를 썼다. 화장을 하고 머리도 밝은 갈색으로 염색했다.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전통복장을 입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히잡을 쓰지 않은지 1년이 넘었다고 했다.
베굼은 "IS의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전적으로 미안하다. 나는 (IS가 벌인 일에) 동의하지도 이를 정당화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면서 "단지 사과하고 싶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S에 돌아가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덧붙였다.
베굼은 "인터넷에서 IS 조직원들이 영국에서는 좋은 무슬림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시리아로) 와야 한다고 했다"며 IS가 '죽음의 광신 집단'인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향해 IS와의 경험을 살려 자신이 테러와의 싸움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그를 '위협'이 아닌 '자산'으로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런던 출신인 베굼은 15살 때 친구 둘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합류했다. 친구들은 모두 이 곳에서 숨졌다.
IS는 시리아에서 세력을 잃었고 베굼은 지난 2019년 시리아의 한 난민촌에서 임신한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베굼의 시민권을 박탈했고 다시는 고국에 돌아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영국 법원은 베굼이 영국에 돌아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법적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지 검토했지만 올해 2월 최종적으로 불허 판결을 내렸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