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고 있는 '16살 연하' 남친 살해한 女, 이유 알고보니..

평생 감옥에 있기를..

2021.09.10 04:30  
© News1 DB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사건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며,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했다.”

휴대폰에서 자신의 연락처를 지웠다는 이유로 16살 어린 남친을 흉기로 34차례 찔러 살해한 A씨(38·여)는 재판 내내 이 같은 이유를 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을 감경 받기 때문이다.

형법에 따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분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을 맡은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원 진료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사건당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흉기 손잡이에 겹겹이 감은 화장지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 손잡이에서 자신의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위해 화장지로 손잡이를 감싼 뒤 피해자의 심장 부위를 찔렀다”며 “이후에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피해자의 목과 등도 수십차례 정확히 찌른 점 등에 비춰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밖에도 Δ사건 발생 이후 경찰조사에서 범행 경위와 내용을 상세히 진술한 점 Δ범행 전후 지인들과 범행 관련 메시지를 다수 주고받은 점 등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시부모의 손길을 통해 자녀를 경제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점, 가정 환경이 어려운 점,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며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살해 방법이 너무 잔인한 점,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사회적으로 영구히 격리한 상태에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피해자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함이 마땅하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6일 오전 11시45분께 전주시 우아동 한 원룸에서 남자친구 B씨의 가슴과 목 등을 흉기로 34회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전날부터 B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B씨의 거주지까지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던 상태였다.

B씨의 휴대폰을 살펴보던 A씨는 자신의 연락처가 삭제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집안에 있던 흉기로 자고 있는 B씨를 찔렀다. 찌른 횟수만 무려 34차례에 달한다.


범행 당시 A씨는 흉기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장지로 흉기 손잡이를 감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 휴대전화에 내 번호가 지워져 있어 화가 나 그랬다"고 진술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