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前여친 아들 살해한 동거남, 부검해보니 피해자 사인은..

아들은 손발이 묶인채로 죽었다ㅠㅠ

2021.07.21 00:12  

[제주=좌승훈 기자] 엄마의 옛 동거남에게 살해당한 남중생의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20일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주택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A(16)군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 소견을 전달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 피의자 둘 다 검거…신상정보 공개 검토

앞서 피해자인 A군은 지난 18일 오후 10시51분께 혼자 있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귀가한 어머니가 A군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당시 숨진 피해자는 몸이 결박돼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A군의 몸에서 타살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곧 용의자 파악에 나서 같은 날 오후 3시쯤 40대 성인 남성 2명이 해당 주택을 방문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숨진 A군의 어머니와 과거 연인 관계였던 백모(48)씨였다.

경찰은 주택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토대로 19일 0시40분쯤 공범 김모(46)씨를 제주 시내 모처에서 긴급 체포했다. 사건 신고 3시간 만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30분쯤 제주시 소재 숙박업소에 숨어있던 백씨를 검거했다. 범행 21시간만이다.

백씨는 숨진 A군 모친과 동거하다가 사이가 틀어져 최근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헤어진 이후에도 A군 집을 찾아와 수차례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A군은 백씨로부터 상습적인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 모친, 신변보호 요청…수사망 피해 범행

경찰은 백씨가 옛 연인이었던 피해자의 모친에게 앙심을 품고, 김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미리 장갑을 준비하고, 공범과 함께 주택 뒤편으로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정황 등을 놓고 볼 때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달 초 A군 엄마의 신변보호 요청에 해당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했으나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피해자 가족과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던 주범이 이미 이달 초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었던 것도 드러나 경찰의 감시가 허술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신변보호 요청자에게 지급되는 스마트워치 역시 재고 부족을 이유로 사건 발생 전 A군 가족에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백씨는 연행 과정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백씨는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경찰서 안으로 연행되던 중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 백씨는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과 함께 신상공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