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엄중경고를 받는 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KBO는 전날 두산 구단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
KBO는 "두산이 전날 잠실구장 팀 훈련에서 동선 분리 미준수, 선수단 관리 소홀, 마스크 미착용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또한 방역 당국의 사적 모임 집합 금지 지침 준수 위반 의심 사례로 적발된 김재호와 워커 로켓에 대해서도 각각 엄중경고를 통보했다.
KBO 방역 수칙상 외부인의 훈련장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재호는 전날 팀 훈련이 진행된 잠실구장에 자녀들을 데려왔고, 로켓도 미국에서 온 동생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김재호 자녀들은 마치 소풍을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가족행사를 보는 것 같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된 사회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두산은 코로나 확진 선수 2명이 발생해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 있는 등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에 일조한 구단이다.
이런 두산이 방역수칙을 위반했음에도 KBO의 징계가 벌금도 아닌 엄중경고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정지택 KBO 총재가 두산 출신이어서 KBO가 사실상 두산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 총재는 두산건설 사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 두산 계열사 요직을 거친 경영 전문가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두산 구단주 대행을 지냈다.
야구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MLBPARK에는 “역시 천룡구단 두산”, “대단하다, 이러니 총재가 봐준다는 말이 나오지”, “KBO 이 쯤 되면 그냥 망해라”, “(두산이) 총재구단이란 소리 들으면서도 저러네, 이건 야구팬 무시지”, “엄중경고 2억회 받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엄중경고 할거면 차라리 화장실 청소라도 시켜라” 등의 비판글이 쏟아졌다.
문체부와 KBO는 이번 일이 팀 훈련 과정에서 있었던 것인 만큼 사적 모임이 아닌 공적 모임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제대로 된 훈련이 아니라 아이들이 경기장에서 뛰어노는 등 소풍 같은 분위기였기에 사적 모임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나왔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프로야구선수들의 코로나 감염원인과 감염경로를 은폐하여 코로나 역학조사를 방해한 구단과 KBO를 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