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당장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예된 것은 물론, 이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감염 과정과 경로, 향후 전파까지 지난해 서울 이태원발 대규모 집단감염과 꼭 닮아있어 한동안 확산세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의 배경은 '홍대주점 영어학원'발 집단감염이다. 홍대주점 영어학원 관련 확진자만 200명이 넘는 상황으로 지난해 65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광화문 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문제는 앞으로도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작은 원어민 강사들이 방문한 홍대였지만 관련 확진자는 경기 성남과 부천, 고양, 의정부까지 전방위로 퍼진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의 전파 상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전파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실제로 이 때문에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85%를 넘어섰다. 역대 최다급이다.
아울러 이번 전파에는 델타 변이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스치기만 해도 감염이 된다고 할 만큼 현존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는 영국은 델타 변이로 인해 하루에만 확진자가 2만여 명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점차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전파는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대규모 집단감염과 매우 닮아있다.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연휴 기간 수많은 사람들이 소수의 클럽에 모이는 바람에 집단감염이 발생했듯 이번 집단감염도 홍대 앞의 한 주점 라밤바를 방문한 사람들을 고리로 또 다른 7개 주점과 클럽, 경기 인천 지역 6개 영어학원으로 퍼져나갔다.
최초 확진자 외에도 주점과 클럽 여러 곳을 교차로 방문한 사람들이 많고 이들이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인근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전파는 빠르게 지역사회로 퍼져나가고 있다.
당장 학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가족과 학교 등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직장 및 지인 등으로도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이태원발 집단감염도 이 같은 식으로 전파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도 클럽 방문 등의 노출을 꺼려 PCR 검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따라서 사실상 수도권 전체가 델타 변이에 노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이미 수도권 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졌거나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치명률이 낮은 대신 광범위한 전파력을 보이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도 "수도권 지역에는 숨은 감염자가 많아 특별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이태원발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대략 한 달여간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델타 변이라는 주요 변수까지 포함된 이번 집단감염은 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주 확인한 서울 클러스터(집단감염)에 델타 변이 유입이 의심된다"며 "델타 변이가 확산할 경우 예상을 벗어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