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징역 20년' 구미 3세아 언니, 법정 나서며 보인 반응이..

일부 네티즌들 "선고 형량 너무 낮다"

2021.06.04 16:49  
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친언니' A씨(22)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1.6.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친언니 A씨(22)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정문 앞에 시민들이 하늘로 떠난 여아를 추모하기 위한 밥상을 차려 놓았다. 2021.6.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유전자 검사 결과 '친언니'로 밝혀진 A씨(22)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1.6.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구미·김천=뉴스1) 정우용 기자 = 4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세살짜리 동생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언니 A씨(22)는 판사가 징역 20년을 선고하자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하늘색 조끼와 수갑을 찬 손을 가리기 위해 장갑을 끼고 법정에 들어선 A씨는 지난 1, 2차 공판 때와 달리 깍지를 끼지 않았다.

판사가 판결 요지를 낭독하는 동안 바닥을 바라보던 그는 '징역 20년에 처한다'는 판사의 목소리를 듣자 움찔하는 듯 보였다.

10여분 만에 끝난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선 A씨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 내렸고, 그는 눈물을 닦아내지도 않은 채 망연자실한 듯 그대로 퇴장했다.

재판부는 "생명은 한번 잃으면 다시 얻을 수 없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가치"라며 "(A씨가 숨진 아이의) 보호·양육 과정에서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장시간 혼자 있게 방치하다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양육·아동수당을 부정 수급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방치한 후 짧은 시간 내 찾아가거나 다른 보호자에게 양육을 부탁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사망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막을수 있었지만 조치하지 않았다"며 "전 남편과 혼인 생활이 순탄치 못했고 전 남편에게 분노심이 있었던 것은 범행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먹을 것도 없는 원룸에 홀로 방치된 피해자가 장시간 겪었을 외로움, 배고픔,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이런 범행에도 (A씨가) 일상생활을 영위했고 약 6개월 지난 후 피고인 어머니가 사망한 피해자를 발견하고 연락할 때까지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범행을 뉘우치기보다는 은폐하려는 방법을 찾으려 하는 등 피고인은 보호자 의무를 저버린채 피해자를 극심하게 학대하고 종국에는 생명까지 침해했다"며 "피해자의 고통, 범행 내용, 전황 등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어린 나이에 전 남편과 별거한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천지원 정문 앞에는 대한아동방지협의회 구미지역 회원 3명이 숨진 아이에게 추모 밥상을 차려놓고 A씨에게 엄벌을 요구했다.

한 회원은 "무기징역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25년을 다 채우고 나와도 47살 밖에 안된다"며 "키우지 못할 상황이었으면 다른 곳에 맡기면 됐을텐데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태어나도록 정부가 유도했으니 아이들이 웃으면서 잘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아동학대법을 더 강력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7일 열린 2차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고 아동관련 취업제한 10년, 전자발찌 20년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A씨는 검찰의 구형이 내려지는 동안 머리를 숙인 채 있다가 25년의 구형이 내려지자 힘없이 허공을 응시하다가 소리죽여 울었다.

최후 변론에서 그는 흐느끼며 "뒤늦게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벌을 달게 받겠다.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이날 A씨에게 20년 징역형이 내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선고 형량이 너무 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아이디 drea****은 "다 살고 나와도 나보다 어리네. 죽은 애만 불쌍하지"라는 댓글을 달았고, chlw****는 "죽은 아이를 양육한 책임자로서 씻지 못할 죄를 지었다. 찾지 못한 진짜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면, 밝혀서 남은 죄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썼다.

cici****는 "지 딸이든, 동생이든 어떻게 그 이쁜 걸 버리고 방치하고 가냐. 너도 독방에 가둬놓고 전기도 물도 끊고 먹을 것도 안줘야 되는데"라고 비난했고, toki****는 "겨우 20년? 찔러 죽이나, 굶겨 죽이나 뭐가 다르지?"라고 했으며, mido****는 "세상에 애를 굶겨 죽였는데 고작 20년?. 한국법이 난 무섭다"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