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 이사회는 지난해 게이츠의 불륜 의혹 관련 진상 조사 내용을 토대로 게이츠가 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3월 게이츠는 자선 사업에 매진하겠다며 이사회에서 자진 사퇴한 바 있는데 그 배경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MS 이사회가 2019년 자사 엔지니어로 일하는 여성 직원으로부터 게이츠와 수년간에 걸쳐 불륜 관계를 맺어왔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외부 법률회사를 고용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사진 상당수가 게이츠가 이사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MS 대변인은 “게이츠가 2000년 본사 여직원과 내밀한 관계를 맺으려 했었다는 서한을 2019년 하반기에 접수한 바 있다”며 “이사회는 외부 법률회사의 도움을 받아 이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게이츠 측 대변인은 “20년 전 내연 관계는 이미 원만하게 해결됐다”며 “게이츠가 MS 이사직에서 물러난 건 이 사안과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결국 게이츠는 이사회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 그의 이사직 연임이 결정된 지 3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전 부인 멀린다가 변호사를 고용해 본격적으로 이혼 준비에 나선 시기와도 겹친다.
게이츠가 MS와 게이츠 재단 소속 여직원에게 저녁식사를 빌미로 여러 여성에게 접근했다는 의혹도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게이츠는 MS 회장직에 있던 지난 2006년 발표회 참석 후 여직원에게 저녁식사를 함께하자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1~2년 뒤 게이츠는 뉴욕 출장길에 동행한 게이츠 재단 소속 여직원에게 “너를 보고 싶다. 나와 저녁을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