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씨의 마지막 동선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간수색팀도 손씨가 실종된 지점에 대한 분석을 지속하고 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손씨의 실종 시간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친구 A 씨의 통화 내역 등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종 당일 상황을 면밀히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술자리 이후 손 씨의 동선 일부를 추정할 수 있는 촬영물을 받았고, 마지막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통해 실종 당일 오전 3시 40분부터 A씨가 홀로 한강공원을 떠난 오전 4시 30분까지 50분간 두 사람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상황 재구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제보라고 판단하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씨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54)는 전날(11일) 손씨가 실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의 한강에 직접 들어가 수심과 지형 등을 설명했다.
차씨는 반포수상택시 승강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지점의 강변에서 한강을 향해 23걸음, 약 15m를 걸어 들어갔다.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근처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차씨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바닥의 진흙에 발이 걸려 여러 차례 비틀거렸다. 수심은 차씨의 무릎 아래 정도에 올 정도로 깊지 않은 편이었다. 차씨는 "수심이 낮고 뻘이 있어 질척거리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며 "걸으려고 하면 신발이 바닥에 꽂혀버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격히 꺼진 지형 탓에 차씨가 해당 지점에서 조금 더 걸어나가자 금세 몸통, 목까지 물이 차올랐다. 차씨는 "앞쪽에 뻘이 있는 곳을 지나 제가 서 있던 곳은 단단하지만 이곳을 넘어가면 지형이 꺼져 수심이 깊다"고 말했다.
이후 차씨는 한강에서 다시 누워보면서 여러 상황을 시연했다. 그는 "수심이 얕아 몸이 떠내려가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도 손씨의 사망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과 민간잠수부가 한강 일대 육상·수중수색을 이어갔으나 빈손으로 수색이 종료됐다.
특히 사건 진상을 밝힐 주요한 증거로 꼽히는 친구 A씨의 휴대전화 수색도 계속 진행 중이지만 이날 오후까지는 특별한 물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전날 두 대의 휴대전화를 발견했지만 이는 기종이 다른 휴대전화로 확인됐다. 민간수색팀은 이번 주말에도 장비와 인원을 보강해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부터 잠수교 하류까지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