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20대 남성 A씨를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남성이 세 모녀 중 큰딸 B씨(24)의 헤어진 남자친구였다는 말이 돌고 있다.
노원경찰서는 전날 밤 9시8분쯤 노원구 중계동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A씨를 현장에서 체포, 수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친구와 연락이 안 된다'는 피해자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아파트 안에서 숨져 있는 세 모녀를 발견했고, A씨는 거실에서 자해를 시도해 병원에 후송된 상태다. 경찰은 A씨로부터 세 모녀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A씨는 수술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주민들 사이에서 A씨와 B씨의 관계가 연인이었으며, 헤어진 상태였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 주민 C씨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자친구가 살해한 게 확실한 거 같다"며 "주민들 모두 A씨를 B씨의 헤어진 남자친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B씨의 친구들이 화요일(23일)인가 그 전에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을 해도 안 돼서 B씨의 동생(22)과 어머니(59)에게 전화했는데, 그래도 연락이 안 돼서 신고를 한 것 같다"며 "B씨의 친구들도 어제 집앞에 모여 와서 울고 가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형사도 그 친구들에게 '언제 헤어진 걸로 아냐' 'A씨 어디 사냐, 몇 살이고 얼마나 사귀었냐' 등을 물어봤다고 하더라"라며 "듣기론 A씨가 B씨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찾아갔는데 못 보고 연락도 안 돼 집으로 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사건이 발생한 집을 올라가보니 문과 창문 주위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있었고, 인적은 없었다. B씨의 집 우편함에는 지역지 하나만 달랑 들어 있었다.
C씨는 폐쇄회로(CC)TV를 본 아파트 직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 말로는 A씨가 화요일에 올라간 뒤 내려온 흔적이 없었고, 경찰이 목요일에 왔으니 그 사이 살해한 게 아닐까 싶다"며 "또한 경찰들이 왔을 때 과학수사대에서 비닐 안에 큰 칼을 가져가는 걸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자해를 한 A씨를 구급대가 출동해 인근 병원으로 싣고 가는 모습도 주민들에 의해 목격됐다.
사건 현장에 기자들이 몰린 모습을 본 한 50대 여성 주민은 "다 좋은데, 출입로는 열어달라"고 불편해했다. 경비원들도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안타까워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