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부 중진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타이밍을 놓쳤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종인 "내년 대선 기회 잡느냐의 문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중진의원 회의'를 갖고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에 모든 당 소속 분들이 냉정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그 다음 이 선거의 승리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 국민의힘이 다시 소생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는 바탕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가 많지만, 우리 국민의힘이 그동안에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서 우리 후보를 확정했고, 우리 국민의힘은 그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다가 만드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단일화 시한을 넘겨서 실망하는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계속 단일화를 노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중진 "타이밍 놓쳤다" vs "제1야당 정체성"
중진 의원들은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것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다만 "욕심이 많다"며 김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를 향한 날선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실무협상단의 입장을 이해해 주자는 발언도 나왔다.
서병수 의원은 "단일화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고, 여기에 실패한다면 또 다시 서울시장 선거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1년 뒤 있을 대선에서 우리가 집권에 실패할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도 누를 범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정진석 의원은 "분명한 건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일은 없다"며 "25일부터 선거운동이 개시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아름답게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시간은 두 후보들의 시간과 공간으로 할애됐으면 좋겠다"며 실무협상단이나 당 지도부의 역할을 에둘러 지적했다.
권영세 의원도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우리 당이나 안 후보 측이 날선 감정적인 발언으로 단일화 결과를 폄훼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박진 의원은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느낀다"며 "우리 종착역은 단일화가 아니라 서울시장 승리와 내년에 있을 정권 교체다. 두 야권 진영이 서로 손가락질 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경태 의원은 당과 두 후보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 의원은 "우리 제1야당은 서울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하는데, 지금 자세가 안 돼있다. 왜그렇게 욕심들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세훈, 안철수 후보에게 경고한다. 그런식으로 할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후보 등록 말고 후보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시라"며 "마음 비우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저렇게 간악한 문재인 정권에 맞서서 승리할 수 있겠나.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양 후보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늘이라도 정치적 결단을 내리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을 향해 "조금 더 두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는 타이밍인데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하고 국민의힘이 밀당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수십년 동안 전통성을 지켜온 제1야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분명히 있다.
그러면서도 "거기에만 매달려 있을 순 없다"며 "개방적 자세로 야권 통합의 틀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의원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라며 "김 위원장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