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주 홍게잡이 구조 선원 첫마디는..

"다른 선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2021.02.22 13:19  
중앙특수구조단과 포항해경 구조대원들이 21일 경주 감포 동방 42km 해상에서 뒤집힌 어선 어창에서 생존 선원을 구조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제공)2021.2.22 /© 뉴스1


21일 오전 해양경찰서 구조대원들이 경북 경주시 감포 동방 42km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된 홍게잡이 어선 A호(9.77톤,구룡포선적) 선내에서 생존해 있던 한국인 선원을 구조하고 있다.(포항해양경찰서제공) 2021.2.21 /뉴스1 © News1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다른 선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차디 찬 겨울 바다에서 뒤집힌 어선에서 약 40시간을 견뎌내고 구조된 선원의 첫 마디는 함께 있었던 선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19일 오후 6시49분쯤 경북 경주 감포 동방 42㎞ 해상에서 사고를 당한 홍게잡이 어선 거룡호(9.77톤.구룡포선적) 선원 6명 중 생존 선원인 50대 A씨는 선미 어창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선체 수색 과정에서 중앙특수구조단 구조대와 포항해경 구조대에 발견된 A씨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구조대원에게 건넨 첫마디는 '선장과 선원들이 어떻게 됐습니까'였다.

이어 몸은 '괜찮습니까'란 말에는 희미한 목소리로 '네'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의식을 잠시 잃었다. A씨는 곧 바로 해상에 있는 해경구조대 고속정으로 옮겨진 후 헬기편으로 육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작업에 나섰던 중앙특수구조단과 포항해경 구조대는 생존자 A씨가 바닷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은 작은 공간에 움츠리고 있었고 몸이 완전히 젖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특히 "에어포켓이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생존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뒤집힌 사고 어선 안이 햇볕이 들어올 정도로 밝았던 것도 생존자가 심적으로 안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구조대원들은 "작은 공간에 사람의 형체가 보였고 이어 생존자와 눈이 마주쳤다. 직감적으로 '살아있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구조 작업에 임했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은 "구조를 하기 위해 요구조자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우고 이동하려는 순간 자신들의 팔을 꽉 잡는 생존자에게서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생존자를 구조한 해경대원들은 "조난자가 희망을 잃지 않으면 우리도 끝까지 구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생존자 구조는 구조대원들의 사명인 만큼 위험에 처한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생존 선원 A씨는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룡호는 19일 오전 3시1분 포항시 남구 구룡포 항에서 홍게잡이를 위해 선장과 한국인 선원 2명과 베트남 선원 3명, 중국교포 1명을 태우고 항해 중 사고를 당했다.

생존 선원 A씨는 해경 조사에서 "선장 이외 선원 4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미로 이동한 후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21일 해상에서 숨진 베트남 선원 1명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