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흰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해 식품·유통업계에서 소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단연 소고기 할인행사와 한우 경품 행사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다. 한국인들의 소고기 사랑은 특별하다. 조선시대 소 도축을 금지하는 우금령에도 조선인들은 소고기를 즐겼다고 하니 한국인의 소고기 사랑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들의 든든한 먹거리에는 항상 '소고기'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푸드테크가 발전하면서 소고기 대신 식물성 대체육인 '콩고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콩고기는 말 그대로 콩으로 고기의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식물성 대체육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확산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대체식품 시장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9.5%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조여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소고기는 기혈을 보강하고 뼈와 근육을 강화시켜준다"며 "하지만 포화지방산이 많은 소고기의 과도한 섭취는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지혈증,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고기의 식감과 육즙을 재현한 콩고기와는 영양학적으로 어떤 차이를 보일까.
먼저 이름과는 다르게 '고기'로 접근하기보다 '콩'에 집중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콩고기는 소고기 못지않은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별칭이 이를 대변한다.
영양학적으로 콩은 식물성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성분이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다. 또 육류와 반대로 불포화지방산이 다량으로 포함돼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으며 다량의 사포닌 성분이 암세포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한다. 소고기에는 없는 섬유질이 풍부해 비만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콩을 '대두'라 한다. 대두는 맛이 달거나 짜고 성질이 평해 오장(五臟)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준다.
주로 대두의 한 종류인 검은콩이 해독을 위한 한약재로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검은콩을 달인 물은 해독 작용이 탁월해 부종을 내리고 혈액이 막힌 것을 통하게 해 신장병에도 좋다. 다만 콩을 생으로 먹으면 소화가 쉽지 않아 열을 가해 조리해야 한다. 단, 콩도 지나치게 먹으면 담이 생기거나 체중이 늘어날 수 있으니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사실 콩고기는 이미 한국인에게 친숙한 고기다. 짜장라면 속 고기처럼 보이는 건더기가 바로 콩고기다. 모양과 식감이 아주 비슷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고기라고 착각했을 뿐이다.
강 원장은 "소고기가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지만 비만 사회에서는 과도한 소고기 섭취를 경계해야 한다"며 "다이어트와 심혈관 질환을 고려한다면 소고기 대신 콩고기에 도전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콩고기가 육식주의자들에게 소고기 못지않은 씹는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