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울동부구치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교정시설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용자와 직원간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확진 수용자가 침을 뱉는 등 일탈 행동으로 통제 불능 상황도 벌어지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법조계와 JTBC 등 일부 보도에 따르면 확진자가 발생한 동부구치소나 확진자 분리수용이 이뤄진 경북북부 제2교도소 등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분노한 수용자들이 교도관 통제에 따르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교도관들은 배식이나 일상적인 계호 업무를 할 때도 수용자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와 수용자를 분리하기 위해 방을 이동할 때에는 '방을 옮겼다 감염되면 어쩌느냐'며 특히 반발이 거세다고 한다.
일부 수용자들은 직원들을 향해 '나는 피해자' '가만히 갇혀있는 내가 왜 코로나에 걸려야 하느냐'며 욕설을 하거나 물건을 던졌다고 한다. 교도관의 방호복을 찢으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수용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확진 수용자들이 교도관에게 침을 뱉거나 코를 푼 휴지를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21일에는 수용자 1명이 문을 부수며 난동을 벌였지만, 상부에서는 '수용자들을 사랑으로 감싸라'는 취지의 지시만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들은 입을 모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흥분한 수용자들에 대비한 직원 보호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교도관들 사이에서는 '격리동에 들어갈 때 입는 방호복이 부족하니 아껴 입으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자들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수용자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동부구치소가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하며 확진자 수백명을 강당에 밀집 상태로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비접촉자를 구분한 뒤 방을 나누고 합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주의한 방 이동으로 무증상이나 숨겨져 있던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전파, 대규모 감염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일부 수용자가 언론에 보이려 방 밖으로 '살려 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 외부 발송 금지' 손팻말을 들어 보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한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차 전수검사 뒤인 지난주부터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지병 관련 진찰과 검사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동부구치소 관계자는 "이송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