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법정구속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변호인이 저를 대리하면 안 되겠느냐"며 울먹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23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1억3894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판결 이유를 듣는 동안 정 교수는 눈을 질끈 감고, 스카프를 만지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증인석으로 이동해 주문을 듣는 동안 정 교수는 표정 변화 없이 임 부장판사를 계속 쳐다봤다.
임 부장판사는 "피고인을 구속할 때 형사소송법에서는 변호인을 선임할 기회를 알려줘야한다"며 "자신에 대한 법정구속과 관련한 의견이 어떤지와 구속통지는 누구에게 해야할지를 알려달라"고 질문했고, 정 교수는 "변호인이 저를 대리하면 안되겠습니까"라고 울먹이며 대답을 망설였다.
임 부장판사는 "안 된다"며 "특별히 하실말씀이 없으면, 구속사실을 조국씨에게 통지하면 되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정 교수는 "네"라고 답했고, 법정구속에 대한 의견을 남기지 않은 채 구치감으로 향했다.
본 법정에서는 방청객 들 사이에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중계법정에서 정 교수의 법정구속 소식을 접한 방청객들은 오열을 하며 퇴정하거나,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선고가 끝나고 약 10분만에 취재진, 지지자 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은 "오늘 판결 선고를 듣고 당혹스러웠고, 고등법원에서 다퉈야할 것 같다"며 "여론 공격에 대해 스스로 방어하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려고 했던 노력이 양형에 불리한 사유로 적용되며 괘씸죄로 적용됐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후 자리를 떠났다.
조 전 장관도 오후 3시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1심 판결 결과는 너무도 큰 충격"이라며 "검찰수사의 출발이 된 사모펀드 관련 횡령 혐의가 무죄로 나온 것만 다행"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정 교수의 재판에는 방청을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교수의 지지자들과 반대세력 100여 명은 선고가 시작되기 약 1시간 전인 오후 12시 쯤부터 법원 앞에 모였다.
그러나 시민들 중 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시36분 정 교수는 지지자들에게 목례를 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