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일절 구내식당에서도 식사를 못하게 하고 도시락을 싸와서 먹으라고 엄포 놓는데 그래야죠"(재경지검 A간부)
최근 법무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자 전국 일선 검찰청에 회식·공직 모임 등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어길시 징계 가능성이 있어 일선 검찰청들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구내식당을 비롯해 외부식당도 가급적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함에 따라 검사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거나 배달음식을 너나 나도 시켜먹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일선 검찰청에 코로나 방역 수칙 관련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의 주요 내용은 △검사·수사관 등 검찰청 전직원 공직 모임·회식 금지 △구내식당 및 외부식당 자제 지시 △점심·저녁 식사 때 원칙적으로 도시락을 싸오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집무실 등에서 각자 떨어져 식사할 것을 지시 △실내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 지시 등이다.
공문에는 어길시 징계 회부 여부를 적시하진 않았으나 간부들이 부서 검사 등의 일탈 행위를 보고하게끔 내부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 검사들은 집에서 싸온 도시락과 배달 음식을 집무실·휴게실에서 서로 떨어져서 먹는 상황이다. 특히 점심·저녁식사 때만 되면 청사에서는 배달원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는 이색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앙지검 B검사는 "표면적으로는 외부식당을 가급적 이용하지 말라는 공문이지만 엄포나 마찬가지라고 검사들은 보고 있다"며 "검사들이 다같이 배달음식을 시켜 주변 식당가의 배달음식 메뉴들이 동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경남권 검찰청 C검사도 "아내가 일찍 일어나 매일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줘서 미안한 마음으로 점심 때 먹고 있다"며 "어여 코로나가 종식돼 업무든, 식사든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최근 대검도 코로나 확산세에 대응해 전국 검찰청에 구속 수사·소환조사 등 대면 조사를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중앙지검 등 일선청들은 일부 주요 수사를 제외한 모든 구속 수사 및 소환조사 등을 옵스톱한 상태이다.
지난 주말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에서 200명이 넘는 대규모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검찰청들이 방역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