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친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아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고 재판부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9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5)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 심리로 열렸다.
법정에 선 이씨는 이름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전혀 다른 이름을 말했다.
이에 김성주 부장판사는 “남들이 피고인을 뭐라고 부르던가요. '이○○'라고 부르지 않았나요”라고 묻자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 이씨는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1심 재판과정처럼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재판부는 다른 추가 의견이 있는지 검사와 변호인측에 물었다. 그러자 피고인 변호사 측은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이 필요해 보인다. 정신감정 의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도 “정신감정을 한번 해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 본인이 일부러 다른 사람행태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장애가 있어서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단순히 책임회피를 위해 저렇게 하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변호인 측의 정신감정 의뢰를 받아들였다.
다음 기일은 정신감정 결과가 나온 뒤 결정된다.
이씨는 지난 5월20일 오후 6시께 전북 전주시 서신동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87)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뒤 숨진 아버지만 남겨둔 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뒤인 22일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한 이씨 형제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에서 멍 자국 수십개가 발견되고, 다투는 소리가 났다는 이웃 주민 증언을 확보한 경찰은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검거에 나선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집 근처를 서성이고 있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숨지 이씨의 아버지는 6·25 참전용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수사기관에서 일체의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