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윤석열 수사 지휘' 감찰부장의 고백 "죽음으로.."

검찰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

2020.12.09 08:29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깃발. 2020.1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저의 삶을 왜곡하는 언론의 거짓프레임들,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들. 극도의 교만과 살의마저 느껴진다"면서도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렵고 떨리는 시간들"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한 부장의 이날 글은 전날(8일) 대검이 '공정성과 정당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대검 감찰부가 맡고 있던 '판사사찰' 의혹 수사를 서울고검에 재배당한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한 부장은 이어 "죽음으로 내몰려진 상처받은 삶들을 잊지 않겠다"며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검은 전날 대검 인권정책관실이 대검 감찰부 수사절차에 관한 진정 사건을 조사한 결과, 한 부장이 '재판부 분석문건'을 불상의 경로로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가 다시 수사 참고자료로 되돌려받은 점을 문제삼아 대검 감찰부의 '판사 사찰' 의혹 수사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사건을 서울고검에 재배당했다.

이를 두고 한 부장에게 해당 문건을 건넨 것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있다.

법무부는 대검의 이같은 조치에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신속히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또 한 부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쓴 '세월의 지혜'라는 책을 번역한 정제천 신부에 대해선 "그간 정의구현사제단인지 알지 못했다"며 "존경하는 정 신부님이 저로 인해 곤혹스러웠겠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 검찰개혁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정 신부가 성명 발표 며칠 전 윤 총장 감찰·수사를 지휘해온 한 부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전 논의' 의혹을 보도한데 대한 해명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 앞에서 회견을 열어 "남의 허물은 티끌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면서 검찰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한 부장은 그러면서 "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신부님과 나란히 사진이 나오니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