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이우연 기자,유새슬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몸수색을 받은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가 주 원내대표에게 사과했지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몸수색을 받지 않은 데다, 의전 관례상 드문 일이어서 국민의힘은 의도된 도발이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열리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사전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찾았지만, 청와대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몸수색을 당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9시40분까지 간담회장에 가는 중에 간담회장 입구에서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라고 이야기했는데 검색을 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경호처 직원이 옷 속에) 무엇이 있냐고 해 휴대폰만 있다고 했더니 몸을 바로 앞뒤로 검색했다. 야당 원내대표를 이렇게 수색한 적이 있냐고 하니 (경호처 직원은) 있다고 했다. 난 수색까지 당하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돌아 나왔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직후에 경호부장이 직원 실수였다고 사과했지만, 실수는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 드린 10가지 질문에 답을 강하게 요구할 상황이었는데, 실수인지 (간담회장) 입장을 막기 위해 의도된 것인지는 더 챙겨봐야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와 달리 김태년 원내대표는 몸수색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원내대표) 검색은 안 하는 것이 맞는데, 주 원내대표를 못 알아본 것 같다. 김 원내대표는 (검색을) 안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호처 직원이 주 원내대표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프로토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소가 바로 간담회장 앞이고 참석자는 제한돼 있어 청와대 경호처는 며칠 전부터 누가 참석하는지, 동선까지 다 파악을 한다"며 "그런데 청와대 경호처 직원 중 가장 엘리트인 경호처 직원이 신체검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회 내에서 만나기로 예정된 사람이 신체 검색을 당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청와대 의전상 절대 있을 수 없고, 의도된 도발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의원도 "(제가) 국회 사무총장을 해봐서 잘 알고 있다. 대통령이 국회에 올 때 국회의장, 각 당 대표들과 티타임을 하는데 그때 수색하고 제지를 한 전례가 없다. 전두환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며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주요 인사들의 얼굴을 몰랐다면 경호처의 업무 미숙"이라며 "하지만 주요 인사의 얼굴을 몰랐을리가 없으니 고의적으로 (검색) 조치를 한 것이 확실하다. 그러니 국회의장도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주 원내대표가 몸수색을 당한 것에 대해 주 원내대표에게 사과하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나고 국회의장실에서 박 의장과 만난 뒤 "박 의장이 위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은 경위를 철저히 밝혀서 책임질 만한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고 이야기 했다"며 "다른 여권 인사들은 몸수색을 받지 않았다고 박 의장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전까지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며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