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카드 대여한 20대 무죄..왜?

"무지는 죄 아냐"

2020.10.05 16:23  
대전지방법원 전경 ©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보이스피싱 수법을 몰라 체크카드를 보내는 등 범행에 연루·가담하더라도 죄를 묻기 어렵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구창모)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급전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자신의 체크카드를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무지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체크카드를 주고받은 행위에 대가성이 없다고 봤고, A씨가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았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실제로 A씨는 자신이 건낸 카드 계좌에 수상한 금액이 입금된 사실을 알고 서둘러 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기꾼에게 속아 카드를 보내긴 했으나, 범행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 계좌를 차단하는 등 적극 대처했다”며 “뒤늦게 자신의 무지를 자책하고 있으며, 잘못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체크카드 교부의 법률적 성격을 대여라고 보더라도 대출 기회를 그 대가로 단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