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이스타항공 부실경영과 대량해고 사태가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직 다시 아들의 미국 골프대회 출전 기간에 맞춰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 17대 이사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사장에 부임한 이후 7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왔으며 이중 4번의 출장은 아들이 출전한 골프대회와 시기 및 지역이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의 이사장 임기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1월이었다.
이 의원은 2018년 7월22일부터 같은 달 29일까지 미국 뉴욕·워싱턴·시카고에 '스타트업 지원 및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협력채널 구축'을 명목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 의원의 아들은 2018년 7월30일부터 같은 해 8월4일 동안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 이 출장 총 소요 경비는 1391만원이었다.
2019년 7월14일~20일에는 뉴욕·보스턴·워싱턴D.C 등 미국 동부 출장을 다녀왔는데, 같은 달 11일~14일에 미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이 의원 아들이 출전한 골프대회가 열렸다. 출장 소요 경비는 1227만원이었다.
이밖에 2019년 7월27일~8월4일 시카고·LA·시애틀 출장은 7월29일~8월3일 시카고에서 열린 골프대회와 일정이 겹쳤고, 2019년 8월14일~26일 출장은 아들의 모교 애리조나주립대가 있는 피닉스에서 잡혔다. 두 출장 소요경비는 각각 1300만원 1365만원이었다.
류 의원은 해외 출장 중 미국으로의 출장은 일정이 유독 길었고, 미국 출장 7회 중 4번의 출장이 아들의 골프대회 기간과 겹칠 뿐 아니라 1번의 출장은 골프대회 직전 시기에 다녀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건의 미국 출장은 아들의 모교 소재지로 다녀온 상태다.
이 의원이 이사장에 재직하면서 다닌 국내 출장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 의원의 현재 지역구가 있는 전북 전주,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는 전북 군산에 대부분의 출장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자리에 있으면서 외부 일정을 이용해 지역구를 미리 챙기며 선거를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이사장에 재직하면서 220회에 걸쳐 전국에 외부 일정을 잡았는데, 서울 97회와 대전·세종 17회를 제외하고는 전주 30회와 군산 10회 등 전북 지역에 44회를 방문했다. 그밖의 전국 도시 방문은 62회였다.
류 의원실은 이 6건의 미국 출장에 대한 출장복명서(출장 업무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는 문서)를 요구한 상태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로 공분 여론이 일자 지난 9월24일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 올라 제명 조치가 임박했던 이 의원은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선제적으로 당을 나섰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