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청와대는 24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하는 '2020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선정된 사실을 발표하는 과정에 봉준호 영화감독의 선정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몰랐다"고 재차 해명하며 정치적인 해석에 선을 그었다.
전날(23일) 청와대는 타임이 지난 7월 정 청장의 100인 포함 사실을 알리며 문 대통령 명의의 정 청장 소개글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서 유일하게 올해 타임 100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임이 공개한 100인 명단에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포함됐다. 봉 감독의 소개글은 봉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했던 배우 틸다 스윈튼이 썼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취재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틀 전 타임지 측과 확인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최종 답변했다"라며 "타임지 측은 100인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청와대측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봉 감독이 아티스트 부문에 포함된 것은 청와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라며 "봉 감독 타임지 100인 선정은 매우 기쁜 소식이며,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가 K-방역 홍보욕심에 성급한 발표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직접 SNS를 통해 정 청장과 봉 감독의 선정 소식을 직접 알리며 "두 사람의 선정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지수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7월27일 타임 아시아편집장이 이메일을 보내 정 청장을 선정했다며 문 대통령께서 소개글을 써줄 수 있냐는 의향을 물었다"라며 "보고 라인을 따라 대통령께 보고했더니 흔쾌히 써주시겠노라고 허락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정 청장을) 추천한 것이 아니고, (타임이) 100인에 선정된 사람을 소개하는 글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생각해보니까 타임지가 좀 건방지네요, 대통령한테"라고 말했고 이 비서관은 "부탁을 한 것이다 혹시 가능한지"라고 답했다.
봉 감독의 선정 사실이 청와대 브리핑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일부 매체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타임이 가장 신경 썼던 것 중에 하나가 보안이다. 대한민국에 정 청장 말고 또 있냐고 했더니 '한 명밖에 없다'고 답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도 보안 때문에 그런 건지 추후에 제가 한번 물어보긴 하겠지만 저희로서는 나머지 99명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에 따르면 타임은 한 3일 전에 정 청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선정을 축하하는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소개글을 요청받은 청와대는 정 청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