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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재벌' 대기업, 돌연 아파트·오피스빌딩 폭탄 세일…왜?

30%할인된 가격으로..

2020.09.10 06:35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헝다그룹 홈페이지) © 뉴스1


헝츠 글로벌 발표회 © 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사인 헝다그룹이 한달간 아파트, 오피스 빌딩의 가격을 30% 할인 판매한다고 발표해 관심이 쏠린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중국 내 민영기업 가운데 20위, 부동산 기업 가운데는 1위를 차지했다. 헝다그룹의 이번 대규모 마케팅은 부동산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달 동안 34조(2000억위안)원어치 팔겠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저녁 헝다그룹 마케팅 회의에서 월간 목표 매출액을 1000억위안으로 설정하면서 9월 7일부터 한 달간 30%의 할인 판매를 통해 이 기간 2000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헝다가 발표한 세일 시기는 중국 경제용어인 '금구은십(金九銀十)' 기간이다. 중국에서는 금 같은 9월, 은 같은 10월이라는 뜻으로 '금구은십'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는 9~10월 호황기를 의미한다.

헝다가 이번 세일 기간 공급하는 규모는 헝다가 개발한 전국의 617개 건물이다. 할인행사 첫날인 7일 중부 도시 창샤에서는 700채의 아파트가 모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헝다는 향후 30일 최소 40개의 신규 분양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할인율은 30%지만, 조건에 따라 최대 42%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2000위안의 예약금을 내면 2만위안을 깎아준다. 일정 직급 이상의 임원에게는 전체 금액에서 약 4%를 추가로 할인해주는 재량권도 부여한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같은 할인율을 모두 적용받을 경우 100만위안(약 1억7300만원)짜리 부동산을 최저 58만위안에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벌써 세번째 할인…헝다는 왜?

헝다는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올 들어 벌써 세번째 부동산 할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올 들어 8월말까지 헝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506억위안이다. 중국 부동산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선방한 실적이다. 9~12월 매출액이 1~8월의 90% 수준만 되더라도 연간 목표 매출액인 6500억위안을 넘어서 7200억위안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할인 행사를 또 한번 진행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위기의식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부동산 업계는 성장 둔화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거래량은 줄어들었고 부동산 가격도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다. 헝다가 상반기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헝다가 계약한 부동산의 1제곱미터 평균 가격은 9029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1만756위안) 대비 16%가량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 베이커연구원도 올 들어 8월까지 66개 도시의 신규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거래면적 역시 9.9%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옥죄기 정책도 업황에 부정적이다. 당국은 7월 중앙부동산공작좌담회를 개최하고 부동산은 거주 대상이며 투자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한 중국인민은행, 주택 및 도시농촌건설부(住建部)는 지난달 회의에서 부동산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한 파이낸싱 규정을 통해 예수금을 제외하고 자산부채율이 70%을 넘어서는 안되며, 순부채가 100%를 넘어서도 안된다는 내용의 관리규칙을 재확인했다.

◇테슬라 꿈꾸는 헝다…어쩔 수 없는 세일?

쉬자인 헝다그룹 창업자는 한때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7년 포브스 발표 기준 중국에서 가장 많은 391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했었다.

최근 들어서는 본업인 부동산이 아닌 전기차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쉬자인 회장은 지난달 '헝치'라는 브랜드로 전기차 모델 6종을 공개했다. 개별 모델의 재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6년 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천번째 모델인 헝치1은 내년 하반기께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회사는 연말까지 상하이와 고아둥에 생산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헝다가 보유 부동산에 대해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금 수혈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분석한다. 현재 헝다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은 편인데, 자산부채율은 이미 86%을 넘어서고 있어 단기 상환 부담이 비교적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기차 모델 헝치를 발표했는데, 신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마케팅 강도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