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7일 보석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전 목사는 보석 140일 만에 다시 구속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이날 검찰의 전 목사에 대한 보석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102조 2항 제5호(보석 지정조건 위반)의 사유가 있으므로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보증금 3000만원을 몰취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법원의 결정문을 받으면 전 목사의 재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은 결정문을 받는 즉시 집행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전 목사가 2일 퇴원했기 때문에 심문기일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문기일을 열지 않고 바로 보석을 취소했다. 전 목사의 보석조건 위반이 명백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목사의 보석취소가 인용되자 서울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날 2시에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예정된 자유북한운동연합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 목사는 서울 광화문집회에서 특정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구속 56일만인 지난 4월20일 풀려났다.
재판부는 보석조건으로 5000만원의 보증금 납입, 관계자 접촉금지를 내걸었다. 전 목사의 주거는 법원에 신고한 거주지로 제한됐지만, 외출에는 제약을 걸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전 목사가 이번 사건과 관련될 수 있는 집회나 시위,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전 목사는 서울구치소를 나오면서 집회 참여를 제한한 보석조건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는 지난 8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전 목사가 무대에 오른 일파만파의 '문재인 퇴진 8·15 범국민대회'는 애초 100명이 참가한다고 신고해 허가를 받은 집회였지만, 다른 집회의 서울 도심 개최가 금지되면서 수천명의 인파가 이 집회 장소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전 목사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상태로 집회에 참가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보석취소에 해당하는 경우는 Δ도망하거나 죄증을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Δ소환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 Δ피해자와 관계자에게 해를 가할 염려가 있을 때 Δ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한 때인데 전 목사는 조건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검찰은 전 목사에 대해 "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에 참여했다"며 보석조건 위반을 이유로 보석취소를 법원에 청구했다.
전 목사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난 2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 한다면 한달간 지켜보다가 그 후부터 목숨을 던지겠다"며 강한 발언을 이어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