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양광발전소 짓고 억대 수익 올린 한전 직원들

쓰레기들

2020.09.03 14:00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한전 제공)2020.7.1/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한국전력공사(한전) 직원 4명이 직무 외 영리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는데도 가족을 법인 대표로 내세워 태양광발전소를 건설·운영해 약 9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한전의 기관운영 전반을 분석·점검한 결과 이런 내용을 포함해 총 16건의 위법·부당사항, 모범사례(1건)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한전 '취업규칙' 등에 따르면 한전 임직원은 직무 외 영리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허가 없이 자기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그런데 지사장으로 근무한 A씨(1직급)는 본인 명의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난 2017년 6월22일 본인과 가족 명의로 주식회사를 세웠다. 지분구성은 본인 50%, 배우자 20%, 첫째 아들 30%이며 대표자로는 둘째 아들을 내세웠다.

이후 경북 지역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지난해 9월30일 한전과 전력수급계약을 체결·운영해 9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B씨(2직급)는 누나를 법인 대표로 두고 4개 발전소를 운영해 5억23323만원을 벌었다. C씨와 D씨(이상 4직급)은 각각 1개와 2개 사업장을 운영해 1억1992만원, 2억6811만원 수익을 취했다.

이들 4명의 직원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9억1221만원이다.

이에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소속 임직원이 허가 없이 자기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자기 사업을 영위하는 직원 A씨 등 4명을 조사한 후 관련 규정 위반 내용의 경중을 고려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불합리한 표준시설부담금 단가 조정기준도 지적받았다. 한전은 고객의 요청으로 발생하는 배전선로 공사비(시설부담금)를 해당 고객에게 부과하며, 시설부담금은 표준시설부담금, 설계시설부담금, 설계조정시설부담금으로 구분된다.

이중 일반공급설비로 전기를 공급받는 일반 고객에게 적용하는 표준시설부담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2018년 전체 건수의 98.2%, 부담금액의 85.2%).

기본공급약관 등에 따르면 표준시설부담금은 공사 내역 등과 관계없이 계약전력과 공사거리에 공사비 수준을 고려한 일정한 단가를 적용하여 산정·부과한다.

표준시설부담금 단가는 주요 자재 가격과 노임단가의 변동률에 공사비 중 각각이 차지하는 비중(구성비)을 곱해 합산한 값(조정률)이 ±5% 이상이면 조정할 수 있다.

그런데 한전은 위 자재비와 노무비의 구성비를 1989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30년간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자재비: 73.6%, 노무비: 26.4%)했다.

이에 최근 3년간(2016~2018년) 공사비 구성비를 확인(한전 광주전남본부 직할지사를 표본조사)한 결과, 실제 공사비 중 자재비는 43.7%(시멘트 9.7%, 전선 22.3%, 철강 11.7%), 노무비는 56.3%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를 적용해 조정률을 재산정하면 2017년 단가를 인상해야(재산정 조정률 13.3%) 했는데도 한전은 단가를 인하(당초 조정률 Δ5.6%)했다.

그 결과 실제 공사비 대비 표준시설부담금 부과액의 비율이 지속 하락(2013년 44.5% → 2018년 35.6%)하고 있어 한전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특정 고객이 발생시킨 공사비를 고객 전체가 전기요금으로 부담하게 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표준시설부담금 단가 조정을 위한 조정률 산정 시 적정한 조정률이 산정되도록 공사비에서 자재비와 노무비가 차지하는 구성비를 재산정하라고 통보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