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파트 집단감염에 '집콕족' 불안..어디로 가야하죠?

집도 이제는 안전하지 않다?

2020.08.28 13:02  
/뉴스1 DB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 2020.8.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파주 스타벅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카페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머물렀는데, 이젠 집도 위험한 것 같아 도대체 안전한 곳이 어딘지 막막합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씨(30)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28일 뉴스1에 이같이 말했다.

당초 이 아파트에서는 5가구 8명이 확진됐는데, 이들이 모두 같은 라인에 살았다는 점이 알려지며 환풍·환기구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3시간 정도 생존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출퇴근을 제외하고선 지난 반년간 '집콕'을 누구보다도 잘 실천해왔다고 자부한 정씨는 "집도 이제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지 않느냐"며 "최대한 외부활동을 자제했고, 지난주 여름휴가도 집콕하면서 보냈는데 뭘 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허탈해했다.

지난 7월 아기를 출산한 김모씨(32·여·서울 영등포구)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아기와 함께 집콕 중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뉴스를 본 뒤 화장실 환풍기를 틀어도 될 지 망설였다. 환풍기를 틀지 말아야 할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방역당국이 일단 환풍기가 원인이 아니라고 해 틀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종종 찾는 지역 맘카페에도 '뉴스를 보고 소름 돋았다', '너무 무섭다', '모두 조심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미 환풍기를 막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로구가 확진자가 나온 가구 5곳의 환풍구에서 검체 14건을 채취해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엘리베이터 감염 가능성 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갓 백일을 넘긴 아기와 집콕 중이라는 유은정씨(32·여·수원 장안)는 "집밖으로 최대한 나가지 않지만 예방접종 등으로 밖에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며 "갓난아기라 마스크를 쓸 수도 없는데, 엘리베이터에서마저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하니 겁이 나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중인 남편과 함께 집콕 중인 양소현씨(33·여·수원 광교)도 무섭긴 마찬가지다.

양씨는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디로 나갈 수도 없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다"며 "당국이 빨리 (집단감염) 원인을 찾아서 집에서라도 마음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씨는 지난주부터는 딸도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한편 현재 구로구 아파트 관련 확진자는 아파트 관련 10명과 구로구 아파트 관련 확진자가 근무한 금천구 소재 축산업체 관련 22명 등 총 32명이다. 전날(27일) 구로 아파트 관련 확진자 2명과 금천구 축산업체 관련 확진자 2명 등 4명이 추가됐다.

이에 서울시는 이날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감염경로와 관련 "화장실과 주방 등 환기시설 조사와 시뮬레이션을 추가로 진행하고, 그 외 엘리베이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염경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