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은 가난한 것보다 공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합니다. 공정한 세정, 공평한 과세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21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세청은) 공평과세 기관으로서 조세정의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1년 2개월간의 국세청장 재임을 마치게 됐고 이날 오후 김대지 국세청장이 새로 취임한다.
김 청장은 "엄정한 세법집행과 지속적인 과세시스템 정비로 탈루되거나 누락되는 세금이 없게 하고 우리사회 투명하지 못한 영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음성적 탈세가 근절되게 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항상 낮은 자세로 납세자와 소통하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에 대한 기대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더욱 더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세청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상황뿐만 아니라 세정여건 또한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본청, 지방청, 세무서가 하나의 팀이 돼 단합하고 관리자들을 비롯해 모두가 선공후사, 솔선수범의 자세로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청장은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국세청장이라는 어렵고 과분한 자리에서 1년 2개월의 기간 동안 대과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저와 함께 동고동락 하면서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헌신해 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감사했다.
그러면서 "제가 존경하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행복은 성실과 사랑에서 온다고 했다"며 "우리가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모두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바로 그 안에 행복이 있다고 한다"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과 궁금함, 두려움도 있지만 성실한 자세와 사랑의 마음으로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전국의 국세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23대 국세청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여러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막상 서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대 중반에 청운의 꿈을 갖고 국세청에 들어왔습니다. 공직자로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삶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동안 일선 세무서, 지방청, 그리고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대한민국 국세행정의 발전과정과 함께 했고, 외국의 국세청장과 교류하면서 우리나라 국세행정의 우수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 세제실, 조세심판원 등 국세행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기관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국세청에 대한 기대와 평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국세청장에 취임하면서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는 국세행정을 구현하고,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입예산 안정적 조달, 성실납세 안내, 공평과세 구현, 민생경제 지원에 중점을 두어 세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정말 쉼 없이 달려온 과정이었습니다.
국세행정을 더욱 혁신하고 개혁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국세청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국세청장이라는 어렵고 과분한 자리에서 1년 2개월의 기간 동안 대과(大過)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저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 하면서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헌신해 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2만 1천여 국세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저와 함께 근무하면서 본의 아니게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서운하게 한 것이 있다면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국세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한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저를 믿고 저와 함께 국세행정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하고 같이 노력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직에 근무하는 동안, 항상 저의 반려자이자 조언자로서, 어렵고 힘들 때 용기를 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한 제 아내와 공직자의 아들과 딸로서 매사에 조심하고 알아서 잘 커준 두 아이들한테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국세청을 떠나지만, 후임 국세청장으로 오시는 김대지 청장님과 함께 2만 1천여 국세공무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 국세행정이 안정적인 가운데 한층 더 혁신하고 개혁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세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세청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기관입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납세자와 소통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국세청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세청에 대한 기대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면서 더욱 더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세청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또한, 공평과세 기관으로서 조세정의 구현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不患 貧, 患 不均(불환 빈, 환 불균)이라는 말이 있듯이 국민은 가난한 것보다 공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합니다. 공정한 세정, 공평한 과세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엄정한 세법 집행과 지속적인 과세시스템 정비로 탈루되거나 누락되는 세금이 없도록 하고, 우리 사회의 투명하지 못한 영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음성적 탈세가 근절되게 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면서 유연하면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내외 경제상황뿐만 아니라 세정여건 또한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본청, 지방청, 세무서가 하나의 팀(one team)이 되어 단합하고, 관리자들을 비롯해 모두가 선공후사(先公後私), 솔선수범(率先垂範)의 자세로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일선 현장과 자주 소통하고,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에 즉시 대응해 답을 줄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전국의 국세가족 여러분 !
제가 존경하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행복은 성실과 사랑에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모두를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이 있다면 바로 그 안에 행복이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생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레임과 궁금함,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도 있습니다만, 김형석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성실한 자세와 사랑의 마음으로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지금까지 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정든 국세청을 떠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밖에서 여러분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국세청을 성원하겠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과 인연 잊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2만 1천여 국세공무원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