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로 인해 보일러가 침수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일러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는 직접 수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우선 대신 콘센트를 뽑고 밸브를 잠근 뒤 제조사 점검을 받아야 보일러를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당부했다.
1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장성군 삼계면에서는 언덕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주택 일부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주택 보일러실이 토사에 뒤덮이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시간당 최고 7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강원 철원군에서도 보일러실이 물에 잠기는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강원·충청·전라도 등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이같은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A/S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곳에서는 (A/S) 접수가 되지 않고 있어,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피해가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직접 파견하고 복구 지원과 점검 작업 등에 나섰다.
린나이코리아는 전남 하동 화개장터 현장에, 귀뚜라미는 강원 철원과 전남 구례에, 경동나비엔은 전남 구례·담양, 전북 남원, 강원 철원에 각각 현장 서비스를 위한 캠프를 설치했다.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을 주민들이 수리와 점검을 가까운 지역에서 더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장마 기간에 보일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임의로 수리해 사용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사용 중인 보일러 제조사에 연락해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구체적으로는 보일러 전원 콘센트를 뽑고 연료 공급 밸브를 잠근 뒤 전문가 점검을 받아야 한다. 휴대폰이 침수됐을 때 가장 먼저 전원을 차단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젖은 상태로 전원이 연결되면 보일러 내부의 전기 배선 등이 고장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침수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다가올 가을 태풍에 대비해 보일러 관리를 꼼꼼히 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기상청은 '2020년 8~10개월 3개월 전망'을 통해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먼저 보일러 연통과 연결 부위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스 중간밸브를 잠그고 전원 플러그를 뽑은 상태에서 연통을 충분히 식힌 뒤 연통 외관에 찌그러지거나 구멍이 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면 된다. 또 장갑을 끼고 연통 체결 부위를 살짝 흔들어 연통이 빠지거나 연결이 헐겁지 않은지 살펴 봐야 한다.
만약 파손이나 체결 불량 등이 확인되면 보일러 전문 시공업자들이 소속된 한국열관리시공협회와 전국보일러설비협회에 연락해 조치를 받으면 된다.
연통이 빠져 있거나 균열이 생긴 상태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면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보일러 연통을 통해 빗물이 보일러 안으로 역류하면 보일러 내부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천둥·번개가 심하게 치는 날에는 보일러 가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일러 전원 플러그를 꽂아 두면 낙뢰로 인해 보일러 내부 회로 기판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뽑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이같이 안전 상태를 확인하면서 여름철에도 주1회 정도는 보일러를 1시간씩 가동하는 것이 좋다. 습도가 높을 때 오랫동안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으면 순환펌프, 송풍기 등 내부 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창문을 닫은 채 작동시킬 경우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서 곰팡이 번식이 빨라질 수 있으므로 창문을 열어야 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