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합당 나타나자 민주당 탄식 "김종인 진짜.."

이걸 전략이라고 인터뷰한 민주당 의원은 정무감각이 어째..

2020.08.11 06: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수해 피해 상황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0.8.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구례=뉴스1) 장은지 기자,유경선 기자 = 지지율이 1% 이내 소수점 단위로 좁혀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긴장관계가 심상치 않다. 통합당이 전과 달리 적극적인 민생 행보까지 선점하면서 민주당도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국회에 앉아 수해 비상대응을 논의한 지난 10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뜻밖에 '호남'으로 향했다.

둑이 무너지면서 침수 피해가 막심한 수해현장을 방문한 것은 통상적인 정치 행보지만, 통합당을 반기지 않는 호남 지역을 민주당 핵심 지도부보다 먼저 찾는 실행력을 보였다. 통상 지도부 회의가 줄줄이 잡히는 월요일 아침, 계획에 없던 통합당의 '호남행'은 김 위원장의 긴급 제안으로 이뤄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그동안) 우리가 호남에 좀 부족했다"며 "(수해 피해) 현장에 가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통합당이 전남 구례 수해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민주당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보다 하루 늦은 이날 오전 충북 음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호우 피해지역 봉사활동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전날 수해 지역 등 지원을 위한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를 본격화했는데, 4차 추경 요구 역시 야권에서 먼저 띄운 의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진짜 만만치가 않다"며 "앞으로 계속 혁신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우리한테 받아보라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 주특기가 그런 것"이라며 "우리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 색채의 목소리를 내면서 유연하게 갈 것이라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한 당권주자도 이날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파고드는 전략을 잘하는 분"이라며 "특히 지지율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더 그의 장기가 발휘될 수 있어 우리가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담기로 하는 등 지지율 불모지인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적극적이다. 앞서 주 원내대표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기존 '강경 보수'와는 선을 긋고 있다.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시절과 달리 장외투쟁을 삼가고 원내 메시지 투쟁으로 대여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 전과 달리 실언이 줄어든 것도 민주당을 긴장하게 하는 요소다.

이같은 통합당의 노력은 지지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광주·전라 지역 통합당 지지도는 18.7%로 지난주보다 6.0%p(포인트) 올랐다. 전국 지지율에서도 34.6%를 기록해 35.1%를 기록한 민주당을 0.5%p 차로 턱밑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 (YTN 의뢰·지난 3∼7일 전국 성인 2520명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 원내대표는 이날까지 구례 등 현장을 돌며 민심을 살핀다. 전날 구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는 "호남이라서 방문한 의미도 없지는 않지만, 수해가 가장 심한 지역부터 찾아온 곳이 구례·곡성 그리고 하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많은 호남 지역에 집중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통합당의 구례 오일장 방문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동행했다. 김 지사는 "미래통합당 간부께서 수해현장과 피해 대책현장을 찾아준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현장 상황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