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 수원시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벤츠 오너 A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2년 전 1억1000여만을을 주고 구입한 CLS 400d 차량의 보조석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수리를 의뢰한 결과, 타이어 문제가 아닌 '휠 깨짐(크랙)'에 의한 '바람 빠짐' 현상임을 알게됐다.
'안전'을 위해 거액을 들여 고급 차량을 구입했고, 차량을 아끼는 마음에 험한 운전을 피해왔던 그는 휠이 깨졌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벤츠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차량 점검을 의뢰한 A씨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보조석 타이어 휠 뿐 아니라 운전석 타이어 휠도 마찬가지로 금이 가 깨져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직접 센터로 가 차 상태를 살핀 A씨는 운전석 횔 두 곳, 보조석 휠 한 곳에 생긴 크랙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A씨는 "휠 깨짐 상태를 모른 채 운전을 계속하다 사고가 났더라면 어쩔뻔 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서비스센터에 A/S를 요구했다. 하지만 센터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불가'였다.
휠 자체가 소모품이기에 A/S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었다. 게다가 신차라도 주행거리와 상관 없이 일상 운전 중 있는 충격에도 휠 깨짐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도 들었다.
A/S센터 한 관계자는 "타이어 지면과 휠 사이 폭(트레드)이 좁은 고출력 타이어의 경우 바닥 장애물 통과 시 휠이 받는 충격이 크다"며 "휠 자체가 알루미늄이기 때문에 주행 거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보험처리로 양쪽 횔과 타이어를 교체한 A씨는 "A/S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평상 주행에도 휠이 깨질 수 있다는 이야기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휠은 그 자체가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인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차량)구매 시에는 횔이 깨질 수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약하면 더 튼튼하게 만들어 판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벤츠가 이런식의 사고를 한다는 게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뉴스1 취재 결과 고급 세단의 휠 깨짐 현상은 드문 일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한성자동차 내부 A/S 매뉴얼에는 이미 '림 플랜지의 방사형 균열' 사안에 대한 응대 방법이 설명돼 있었다.
'과거 휠깨짐에 대한 보증처리된 사례가 있으나, 이는 장애물 통과 등에 의해 발생하므로 보증처리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 매뉴얼은 그간 휠 깨짐에 의한 A/S 문의 사례가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A씨 차량 앞 타이어의 편평비는 35%다. 편평비는 타이어 단면 폭에 대한 높이(타이어 외경-내경)의 비율을 말한다. 지면과 휠 사이 공간이 낮고 타이어 폭이 넓을 수록 편평비는 낮아진다.
휠은 큰데 타이어 두께는 얇아보이는 차량들이 주로 낮은 편평비를 자랑한다. 대부분 고급 차량이다.
A씨는 "센터 측 설명대로라면 벤츠 측은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도 방치한채 고객들의 안전을 담보로 차량을 판매해 온 셈"이라며 "벤츠 S클래스나 고급 스포츠세단의 경우 전수검사하면 대부분 휠이 깨져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대해 "휠 크랙은 벤츠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차량 모두 마찬가지로 외부 충격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센터 측에서 어떻게 안내를 드렸는지 아직 전해듣지 못했지만 센터 측 입장과 벤츠 코리아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해당 차량의 경우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봐야 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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