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뒤 두 번째 단행한 검찰 정기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과 대척점에 섰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8·23기)이 유임됐다. 대검찰청 내 주요 보직부장 중엔 이정수 기획조정부장(51·26기)을 제외한 참모진이 재차 물갈이됐다. 윤 총장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의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인사를 11일자로 냈다. 고검장급 2명, 검사장급 6명이 승진했고 나머지는 전보 인사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등에서 윤 총장과 마찰을 빚어온 이 지검장이 유임되고, 대검 참모진에도 친정부 성향 검사들이 포진하면서 윤 총장을 향한 견제는 보다 강해질 전망이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이자 2004년엔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근무를 하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쌓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다.
그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윤 총장과 마찰을 빚어왔고, 추 장관이 이에 헌정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한 바 있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사건 처리를 위해 이 지검장을 유임시켰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최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며 유착 의혹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는 공소사실에 적시하지 못하고, 수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했었다. 한 검사장은 윤 총장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대검 주요 참모진 중엔 수사권 개혁에 따른 후속작업을 맡고 있는 이정수 부장을 제외한 참모진이 사실상 모두 바뀌었다.
특히 추 장관 참모로 일한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55·24기)이 고검장으로 승진해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검사로 부임한다. 조 국장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특별감찰반장을 역임했다.
이성윤 지검장을 보좌한 이정현 중앙지검 1차장(52·27기)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엔 신성식 중앙지검 3차장(55·27기), 형사부장엔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51·28기) 등이 임명됐다.
이정현 1차장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인 형사1부 지휘라인이기도 하다. 이종근 1차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당시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지냈다.
이수권 대검 인권부장(52·26기)이 지난 4월 서울동부지검장 직무대리로 임명되며 비게 된 인권부장직은 공석으로 유지된다. 법무부는 수사권 개혁에 따른 형사사법시스템 변화로 기능이 개편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위증교사 의혹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 윤 총장이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사건을 배당하며 추 장관과 마찰이 빚어진 것 등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냐는 관측도 있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엔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51·27기)이 기용됐다. 심 검사장은 앞서 서울동부지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장관을 기소하기 전 열린 내부회의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심 검사장을 요직에 보임하며 윤 총장 견제 카드라는 풀이가 나온다.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56·26기)은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김 부장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로부터 대검 의견서 제출을 요구받고도 거부해 논란이 됐다.
대검 내에서 윤 총장과 대립구도였던 간부들이 사실상 영전했다는 평가다.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진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25기)과 이두봉 대전지검장(25기), 박찬호 제주지검장(26기),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27기),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7기) 등은 이번 승진·전보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올 1월 추 장관의 첫 번째 인사 단행 때 지방으로 발령난 바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