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이준성 기자 =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가 오는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료 제출을 늦추자 미래통합당은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는 등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현미경 검증을 예고한 통합당은 그동안 박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여왔다. 자문단은 학력 위조 의혹의 중심인 단국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통합당 소속인 주호영 원내대표, 하태경·이철규·조태용 의원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법이 정한 기한 내 자료제출 거부해 청문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청문회 연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 후보자가 어제(24일) 오후 각 정보위원실로 인사청문회 관련 요청자료를 청문회 전날 10시까지 제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인사청문회법을 위반한 심각한 청문회 무산 시도다. 정당한 이유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후보자로 인해서 박지원 인사청문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은 박 후보자가 1965년 단국대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조선대 학력을 제출했으며, 2000년에 이게 문제가 될까봐 자신이 다녔던 광주교대로 돌려놓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과정에서 조선대에서 5학기를 수료했다는 박 후보자가 2년제인 광주교대로 학적부를 고치면서 5학기 아닌 4학기만을 수료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런 의혹을 제기됐다.
당시 하 의원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2000년 당시 인사청문회제도가 도입됐는데 (조선대 학력이) 들통날까봐 고친 것"이라며 "2년제 전문대를 졸업하고 5학기 학력을 인정받는 게 가능한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가 대북송금 특검 결과 6·15 남북정상회담을 대가로 북한에 4억5000만달러를 송금한 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바 있다며 이미 한차례 이념 편향성 논란을 지적한 데 이어 학력 위조 의혹까지 제기되자 더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합당은 일단 박 후보자 측의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청문회 일정 보이콧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청문회에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된 고액 후원자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인사청문회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모 업체 대표 A씨(78)는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A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박 후보자에게 지난 2015년 8월 5000만원을 빌려준 뒤 지금까지 이자와 원금을 돌려 받지 않은 고액 후원자다.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일자 A씨는 "50여년 전부터 알던 친한 친구 사이에 돈을 빌리고 갚는 것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