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방송인이자 숙명여대 교수 이다도시(51)가 전 남편이 이혼 후 지금까지 10년간 단 1원의 양육비도 주지 않는다며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배드 파더스· bad fathers)에 고발했다.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이 양육비를 주도록 압박하기 위해 시민들이 만든 사이트로 1일 현재 162명의 '나쁜 아빠' 이름이 올라 있다. 일부 아빠가 '배드 파더스' 신상공개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 이후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존재 중 하나가 됐다.
1993년 남편 서모 씨(58)와 결혼, 두명의 아들은 둔 이다도시는 2008년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 2010년 '두 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이다도시가 갖는다. 남편은 2013년 12월까지는 매월 120만원, 2017년 4월까지는 매월 140만원, 2023년 11월까지는 매월 70만원의 양육비를 준다'는 조건으로 이혼이 성립됐다.
하지만 남편 서씨는 지금까지 단 한푼의 양육비도 주지 않았다.
이다도시는 두 아들 양육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법원, 여성가족부 등에 호소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남편 서모씨가 해외로 나가 있는 바람에 법원 판결도 소용없었고, 남편이 돈이 없다면 버티면 국가기관도 받아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다도시는 지난 27일 남편 서씨의 사진과 거주지, 간단한 신상을 배드파더스에 공개했다.
이다도시는 탐사보도 전문매체 셜록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아빠를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에 바로 신상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니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들과 함께 무언가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최근에 전 남편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고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방송에서 늘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다도시는 "내년 군에 입대하는 장남 성준(24)이가 '그동안 나를 책임졌던 사람이 엄마 말고 누구냐', '우리가 요청할 때 국가, 아빠가 도움을 준 게 있느냐'고 말할 때 참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한편 이다도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양육비 집행관이 대신 받아내거나 은행을 통해 급여에서 징수된다. 그럼에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면 약 1900만 원의 벌금과 징역형까지 선고되는 등 처벌이 무겁다.
프랑스는 국가가 양육비를 우선 지급,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하는 제도를 갖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후 국가가 양육비 부담의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우리도 지난 5월 국가가 한시적으로 양육비를 지원토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프랑스에 비해 혜택규모와 기간이 크게 부족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