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한산 기자 = 자신들의 거처와 일자리를 알아봐준 60대 남성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고 감금하기까지 한 러시아인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12형사부(부장판사 노재호)는 특수강도, 감금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19·러시아)와 B씨(32·러시아)에 대해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17일 오후 7시30분쯤 자신들의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자리도 알선해준 것을 계기로 알고 지내던 C씨(65)의 집에서 폰뱅킹을 부탁하던 중 시비가 붙자 C씨를 폭행해 반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고 현금과 휴대전화, 신용카드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튿날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던 이들은 범행을 감추기 위해 C씨 팔다리를 테이프로 묶어 화물차에 감금하고, 저항하는 C씨를 다시 폭행해 큰 상처를 입힌 뒤 인적이 드문 곳에 방치한 혐의와 더불어 불법체류,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신장질환을 앓으며 혼자 지내는 피해자 집에 찾아가 자신들이 필요한 업무를 부탁하던 중 사소한 시비 끝에 두 사람이 함께 피해자를 폭행해 의식을 잃게 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가로채고 러시아로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피해자를 감금하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피고인들은 2명이 합세해 몸이 쇠약해져 있는 피해자를 난폭하게 제압했고, 범행이 빨리 발각되지 않도록 피해자를 화물차 의자에 묶어놓은 채 으슥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도망쳤다"며 "이튿날 아침 인근 주민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다"고 비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출국을 앞두고 폰뱅킹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폭행하게 된 점, 범행을 인정하고 후회와 반성하는 점, 수감생활을 마치고 강제출국되면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범행을 다시 범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