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코로나19로 국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시가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한 신천지교회에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쟁점은 막대한 피해에 대해 신천지 측에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 입증하는데 달렸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구상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 선고에만 4년 가량 걸린 것을 감안하면 법적 분쟁이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예수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대구지법에 냈다.
대구시는 지난 4월부터 변호사 등 7명으로 소송대리인단을 꾸려 신천지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어떤 방법과 절차로 손해의 책임을 청구할지 법률적 검토를 한 끝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소송대리인단은 우선 소장 제출에 앞서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예수교회 예배당 건물과 대구지파장이 사는 아파트, 신천지 예수교회, 이만희 교주의 은행 계좌에 대한 부동산·채권 가압류를 신청, 법원의 결정을 받아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가압류한 재산 외에 신천지 교회와 이만희 교주의 다른 재산이 있는지 파악 중이며, 발견하면 추가로 보전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소송을 낸 것은 지난 2월18일 신천지교회에 다니는 확진자(31번)가 발생한 이후 교회 측에 교인 명단과 적극 검사, 자가격리, 방역 협조를 요청했는데도 집합시설과 신도 명단을 누락하는 등 방역을 방해한 바람에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신천지 대구교회가 폐쇄명령을 어기고 신도들에게 길거리 전도를 종용하는 등 감염 확산을 조장했다고 판단했다.
'밀집·밀폐·밀접이라는 신천지 교회의 특수성이 코로나19를 급속히 확산시킨 원인'이라는 방역 전문가들의 지적과 '신천지 종교를 속이도록 한 규정 때문에 교인들이 취약시설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또다른 집단감염을 일으켰다'는 것이 대구시의 분석이다.
정해용 소송추진단장(대구시 정무특보)는 "발생 10일 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해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다른 지역과의 왕래가 90% 이상 끊겨 대구가 봉쇄 수준의 따돌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진단검사, 생활치료시설 운영, 병원 입원 치료, 자가격리자 생활 지원 등에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 특보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기가 침체되고 경제적 손실, 심리적 우울감 등 시민들이 입은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가 자체 산정한 신천지로 인한 피해액은 1460억원이며, 우선 100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앞으로 소송 과정에서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입증해 추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피해에 대해 신천지교회 측의 책임 범위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송대리인단의 한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교주의 책임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지출한 비용과 신천지교회 측의 책임 범위가 어느 정도냐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일단 소장에서는 전부 책임을 물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