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이미 허가됐거나 개발 단계의 약물 중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적용 가능한 약물을 찾는 '신약 재창출' 연구결과를 국제 생물학 분야 아카이브 'bioRxiv'에 올려 전세계에 공개했다. 이 약물은 지난달 국내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승인해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FDA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지난 4월 임상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획기적 성과를 보였다며 이달 1일 긴급 사용 허가를 내줬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봤을때 향후 나파모스타트가 렘데시비르보다 더 유력한 치료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폐세포 실험에서 6000배 줄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지난 3월 22일에 공개한 연구결과는 베로세포, 즉 동물세포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인간의 폐세포인 Calu-3를 이용해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연구논문에서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에 감염된 Calu-3 세포에서 베로세포를 사용했을때보다 바이러스를 약 6000배 감소하는 것은 아마도 Calu-3 인간 폐 상피 세포에서 TMPRSS2 의존적 바이러스 유입의 지배적인 역할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이는 나파모스타트가 Calu-3 세포에서 렘데시비르보다 약 600배 더 강력함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나파모스타트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스파이크 당단백질을 내뿜는데 필요한 숙주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베로세포와 Calu-3 세포 사이에서 이 약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비교했다.
응혈은 코로나19 환자에서 복잡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연구진은 나파모스타트가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항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급성 호흡곤란증후군과 자주 연관된 혈전을 제거하는 항응고제로서도 이중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 인간 폐세포서 효능 증가
연구진은 나파모스타트 메실레이트가 일본과 한국에서 10년 넘게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임상 2상, 3상에 이어 코로나19에 쉽게 용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체내 동물 모델은 항바이러스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선호되는 실험 시스템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동물 모델을 쉽게 구할 수 없을 때 항바이러스 효능 평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베로세포 외에 인간의 폐세포를 이용한 체외 시험이 실행 가능한 선택이다.
연구진은 베로세포와 Calu-3에 적용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들을 용량-반응곡선(DRC) 분석 실험한 결과 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 렘데시비르의 차이가 나타났다.
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의 효력은 각각 약 10배, 약 2배 감소했지만 렘데시비르는 베로 세포 실험보다 오히려 10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불일치는 클로로퀸, 로피나비르 및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수많은 임상 실험의 다른 결과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지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 생활안전 긴급 대응 연구사업'에 공동연구기업으로 참여해 '나파모스타트'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약물재창출 임상시험에 나선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