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돌봄쿠폰 사용이 가능한 마트에 갔는데 평소 가격 보다 조금씩 다 올려놨네요. 자주 가던 곳이라 알겠더라고요."
"저도 동네 정육점에서 '눈탱이' 맞았어요. 장기적으로 '동네 단골 생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업체들은 도와주기 싫습니다."
5일 경기 한 지역맘카페에 따르면 한 카페회원은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마트 가격을 올려놨네요;;'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의 조회수는 수 천회에 달했고, 카페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얕은 상술을 성토했다.
최근 지역 맘카페, 지역 온라인동호회 등에서는 이같이 동네 마트 물가가 부쩍 뛰었다는 푸념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경기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 시국에 이례적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뛴 이유는 무엇일까.
동네 물가 급등의 원인은 재난지원금을 노린 일부 비양심적 상인들의 상술 탓이다. 등록주소지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두부가 원래 한 모에 4500원이었나요', '가자미 두 마리 1만2000원 했었는데 1만5000원으로 올려놨더라구요', '정육점이랑 반찬가게도 올렸더라구요' 등 사례를 공유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글쓴이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장보러 오던데 그러지 말지. 이럴때 가격을 슬쩍 올려놓은게 보이니 다른 곳으로 가고 싶네요"라고 비판했다.
경기도는 가장 발빠르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자체다. 각 시·군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이미 재난지원금이 지역화폐로 뿌려져 전통시장 및 지역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악용한 상술도 함께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은 주민등록 주소지 시·군에 있는 중소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연매출 10억 이상 업체를 비롯해 Δ백화점 Δ대형마트 Δ기업형 슈퍼마켓 Δ유흥업종 Δ사행성 업소 Δ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제외된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할 수 없다.
비양심적 지역 중소 마트와 상점은 이같은 재난지원금 용처 제한을 파고든다. 특히 상점가가 낙후된 지역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의외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뻔히 보이는 상술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이번 재난지원금은 신속한 지원을 통한 단기적 경기부흥에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취지에 따라 3개월 내 사용하지 않으면 잔액은 국고로 환수된다. 기한 안에 써야한다는 조급한 마음과 빗나간 상술이 맞물리면서 제 잇속만 차리는 악덕 상인들만 이득을 보는 셈이다.
한 인터넷 카페 회원은 "장사 할 줄 모른다.
지자체와 별도로 정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을 확정한 만큼 이같은 물가교란 행위를 적극 계도·단속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취지에 맞는 양심적 경제활동이 필요해 보인다"며 "눈앞의 작은 이득에 눈이 멀어 자칫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