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당정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당원게시판에 이해찬 대표 사퇴 요구글이 쇄도하고 있다. 열성 친문 지지자로 보이는 게시글 작성자들은 긴급재난지원금 100% 지급 추진을 문제삼고 있다.
소득하위 70%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정부안을 여당이 100%로 바꾸는 공약을 내걸어 기획재정부를 몰아세우면서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22일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에는 전날에 이어 오전 이른시간부터 100건 이상의 이 대표 사퇴 요구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당원게시판에는 "여당이면 여당답게 행동하라", "정부와 힘겨루기 그만하고 이해찬 사퇴하라", "민주당이 미래통합당보다 못하다. 정부에 반기 들지 말고 일 똑바로 하라", "재난지원금 100% 지급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3년 연봉 반납하고 연금포기 각서 써라", "겸손한 자세로 정부안을 따르라", "이해찬 사퇴하라, 민주당은 야당입니까"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민주당을 뽑은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께 힘이 되어 드리라고 뽑은 것이지 이런 식으로 반대하라고 뽑은 적이 없다"며 "다시는 민주당에서 이해찬 대표의 얼굴을 보고싶지 않다"고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또 다른 당원은 "민주당은 대통령을 잘 도우라고 얻은 180석에 눈이 돌아서 100% 지급 헛소리만 한다"며 "미래통합당이 정상으로 보여지는 날이 다 있다"고 했다.
다른 당원은 "야당질을 할거면 당 지도부는 사퇴하라"며 "정부와 잘 협력하라고 거대여당을 만들어줬더니 정부한테 일진놀이 하는 여당은 반성하라"고 일갈했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당정 갈등이 문재인 대통령을 부담스럽게 한다는 것이며, 사태의 책임이 이해찬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를 막론하고 100% 재난지원금 지급에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청와대도 국회가 논의할 문제라며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즉 100% 재난 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을 곤란하게 할 사안은 아닌 것이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당초 '70% 안'을 주장하고 있으며 통합당은 재원마련 방법에 있어 국채발행을 반대하고 세출구조조정을 하라는 주장을 펴면서 대립하고 있다.
통합당의 이런 태도 역시 당원들을 자극했다. 통합당은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안이 국채 발행 없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인 만큼 정부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이 정부 원안에 동의하면서 정부와 야당이 한목소리를 내고 여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대상을 두고 여당 대 정부·야당의 대결 양상까지 보이며 전선이 복잡해졌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서둘러야 할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꼬이자 당원들이 들고일어선 것.
한편 이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쌓인 피로를 풀기위해 이번 주말까지 국내 모처에서 휴가 중이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인영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