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1대 총선이 끝난 뒤 대부분의 당선자들은 경쟁을 펼쳤던 상대 후보들을 향해 "수고하셨다"며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등 겸손 모드를 지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선을 노리던 미래통합당 거물 심재철 의원을 꺾고 경기 안양시 동안구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호하게 책임을 묻겠으며 용서는 없다"고 선언,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이 덕담대신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까지 선거에 끌어들인 것에 격분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원내대표로 안양 동안구을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심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회의장, 당 대표, 대권 후보 등을 넘볼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런 심 의원의 꿈을 주저앉힌 이재정 의원은 지난 16일 밤 "늦은 당선인사"라며 긴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짧은 선거기간 후반에 거세진 심재철 후보와 보수언론이 공조한 색깔론, 허위 사실을 활용한 공세에도 일체 대응하지 않았다"며 "상대후보야말로 네거티브 하자치면 그 말할거리 차고 넘치는 정치인인데도…"라고 심 의원측의 공격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주변의 염려와 캠프내의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지만, 투표하는 시민을 믿었다"며 선거 기간 중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힌 이 의원은 "선거를 마친 지금 그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관용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했다.
변호사인 이 의원은 심 의원 등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알린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지난 8일 심 의원측이 '여당 대변인 이재정, 아버지 상속 농지에 아스팔트 도로 불법조성 논란'이라는 보도를 공격무기로 활용한 것에 격노, 강경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사실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며 "땅이 개발제한지역으로 계속 묶여 권리 행사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2017년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아스팔트 포장은 없었다"고 의원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시선을 강력 부인했다.
한편 심재철 의원측은 "이재정 후보 소유 토지에 불법적으로 도로가 개설되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선관위 주최 TV토론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 후보는 당초 문제가 된 22번지가 아닌 76번지 일대(22번지 일부포함)에 대해 해명을 하는식으로 본질을 흐리고 논점을 피해갔다"며 "TV토론회에서 허위 답변, 허위사실공표를 했다고 판단해 지난 10일 이 후보를 선관위와 검찰 고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단양군에 확인한 결과 해당 토지 내의 도로는 개인이 낸 사설 도로이며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어떠한 개발행위허가나 신청 절차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도로관리대장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고 어떠한 행위허가 신고도 확인되지 않아 불법이라는 답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